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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 우주와 과학의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 사이언스 클래식 25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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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우리의 세상을 바라보다

 

 

 

 

고등학교 시절,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책을 읽고서 수학에 대한 엄청난 환상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호기심 많고 궁금증이 많았던 내게 잘 맞을것이라 판단하여 이과계열을 지원했었다. 그 선택은 중학교 과학에 대한 흥미의 연장선이었는데, 사실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그리 친절하지 못했다. 너무나도 궁금한 것이 많았던 사춘기 시절의 나는 매번 과학 시간 마다 선생님들의 골머리를 앓게 했고, 이는 또한 나에게까지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결국 나는 과학과 수학에 대한 나의 갈망은 마음에 품고, 또 다른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문과반으로 전향하게 되었다. 졸업 후 시간이 오래 지난 지금, 과학과 수학은 잊은 채 인문학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입자 물리학과 관려된 책이라는 사실에 매우 당황했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약했던 과목이 바로 ‘물리학’이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과학’과는 담을 쌓은지 오래였다. 이따금씩 이공계열의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들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화려한 한 폭의 우주를 꿈꾸며 나름 지구과학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알 수 없는 기호와 숫자들로 가득했던 물리는 내 관심 밖의 학문이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이 넓은 우주와 그 알쏭달쏭한 기호들 사이에는 세상을 구성하는 어떠한 원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는 내게 또 한번 과학의 문을 두드려보는 기회를 안겨다 주었다. 인문학도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학문이 ‘철학’이라면 이공학도에게 있어서는 ‘수학’ 과 ‘물리학’일 것이다. 과학은 단순히 세상을 돌아가는 법칙을 발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또 다른 차원의 문을 여는 것이다. 리사 랜들은 입자 물리학의 이야기로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이 세계에 대해 풀어나간다.

 

 

중간 중간 나오는 어려운 물리학적 이야기들과 특정 용어들은 읽는데 어려움으로 와닿기도 했지만. 하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시선을 끌만했다. 그녀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알고있는,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배워왔던 아주 단순하고 이론적인 사항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책의 시작을 알린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여성 저자의 면모가 두드러지는 서술들이었는데, 비교적 불친절했던 다른 과학 책들과는 달리 아주 섬세하고 상냥했다.

 

 

책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핵심 구조는 작은 입자 물리학이 거대한 우주를 이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것인데, 극도로 작은 입자에 적용되는 은하와 우주와 같은 큰 곳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는 우주의 법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큰 실마리가 된다. 어렸을 때 ‘우리가 거인 세상의 일부분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던 것이 마냥 틀린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본적으로 작은 세상을 통해 큰 세상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작은 세상을 통해 바라보는 큰 세상, 더 나가서 초월의 세상. 리사 랜들은 그렇게 우리들 세상의 문을 두드려왔다. 비록 한권의 과학 책이지만 그 속에는 세상을 이해하고자하는, 새로운 발견을 우리에게 안겨다주고자 하는 리사랜들의 고민의 시간들이 담겨있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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