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멘탈 - 부자는 돈이 아니라 마음을 지킨다
이현철 지음 / 새벽산책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까지 접하지 못한 새로운, 그러나 재밌는, 이것이야말로 진짜 투자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면접 보러 가서 만난 여자 - 12년차 경단녀 엄마의 인생 주도권 되찾기
서인주 / 담담글방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 기울여 듣고 싶은 작은 목소리, 그러나 울림은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면접 보러 가서 만난 여자 - 12년차 경단녀 엄마의 인생 주도권 되찾기
서인주 / 담담글방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머니는 살리는 재주가 있으셨다. 오랜만에 본가에 가면 못 보던 꽃이 피어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내가 눈길을 주는 걸 아시곤 곁에 다가와 자랑스레 말하곤 하셨다. 누가 아파트 화단에 버린 화분을 주워 와서 살렸다고. 

 

그렇게 무엇이든 살리는 재주가 있으시니 이 못난 아들도 어디 가서 겨우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살려내신 게 분명하다. 어머니는 평생 성실히 일하셨고, 이제는 조금 후회하신다. 자기 자신을 조금만 더 돌아볼 걸, 조금만 더 즐기고 누릴 걸. 조금 더 행복할 걸. 그런 헛헛함이 있어서인지 어머니 속을 썩이지 않는 식물과 꽃들은 그 어느 집의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하고 아름다웠다. 마땅히 마음 둘 곳 없으니 그 마음을 쏟아내었을 것이고, 식물도 사랑을 받을 줄 아는 존재들이기에 버려진 것들마저도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름답게 피어났다. 

 

서인주 작가의 글은 어머니가 정성으로 길러낸 식물이나 꽃을 떠올리게 한다. 들어줄 이 없고 토해낼 곳 없으니 저자는 자신에게는 가시를 들이대지 않는 꽃처럼 아름다운 글들을 꾸준히 써왔다. 작가의 남편은 플랜B 따위는 없이 퇴사했고, 아이는 셋인데 아뿔싸, 아들만 셋이다.

 

목양견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양치기개는 보더콜리다. 실로 어마어마한 활동량을 자랑하는데, 그런 보더콜리마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견종이 있다. 바로 보더콜리 새끼다. 아들이란 필시 보더콜리 새끼와 견줄만 한데, 그런 존재가 셋이라는 건 그들을 풀어놓을 광활한 목장이 있거나 일꾼이 따로 있지 않은 이상 매일 죽었다 다음 날 겨우 부활하는 일이다. 육아만도 지치는데 저자는 이제 가장이다. 인수인계 과정 같은 것도 없이 남편은 가장의 직책을 놓아버렸고, 아들 셋의 돌반지도 부인 몰래 팔아버렸고, 전업주부 역할도 영 신통치 않고, 보더콜리라는 정체성을 포기한 개가 하루 아침에 스스로를 고양이라 선언한 후 하루 종일 잠을 자거나 혼자 노는 것처럼 남편도 변해 버렸다. 가재는 게 편이니 웬만하면 남편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으니 입을 닫을 뿐이다. 결국 작가는 가정을 건사하고자 가장이 되었다. 보더콜리가 고양이가 되었으니, 스스로 보더콜리의 활동량으로 자신의 목장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저자가 꽃처럼 길러낸 문장은 단단하고 사유는 깊다. 누구라도 우울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축축 처지지 않으니 다행이고 위로가 된다. 어떻게든 내일의 문고리를 열어젖히는 저자의 에너지는 읽는 이에게 작은 불씨를 건네는 기분이다. 불씨가 활활 타올라 희망이 될 수도 있고, 불쏘시개가 없어 이내 꺼져버릴지도 모르지만, 불씨의 온기만큼은 누구에게나 고루 퍼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야기를 읽으며 떠올린 책이 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소설이다. 밥벌이를 하는 일터를 글 속으로 옮겨 많은 이로부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일터는 본디 지겨운 곳이지만 일터의 모습을 고스란히 옮겨오니 읽는 이마다 공감하고 나만 이렇게 소모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그렇구나 싶어 안도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한국문학에서 직장은 그다지 선호되는 배경이 아니었으나, 이제는 직장과 직장인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어떤 담론이나 철학보다도 직장과 직장인의 모습이 무시할 수 없는 삶의 모습임을 모두가 인정하기 때문이다.

 

서인주 작가의 <면접 보러 가서 만난 여자>는 직장보다 더 소외된 경단녀나 이력서 수백 통을 뿌려야하는 삶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모두가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는, 조금은 맞닥뜨리기 불편한 배경일 수도 있다. 한국 문학이 흔해 빠진 일터의 이야기를 소설로 끌어들이기까지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흔한 삶, 직장인의 삶은 주인공이 아니라 엑스트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경단녀나 아들 셋 엄마의 고군분투기는 어찌 보면 흔하디 흔한 일터보다 더 어두운 곳, 조명 밖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자기 자리 하나 없이 자신의 컷을 기다리는 보조출연자처럼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며 어딘가에서 서성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중이 작다고 그녀의 연기가 작은 것은 아니다. 버려진 화분이라고 그 안에 생명이 없는 것이 아니듯, 어떤 인연이나 기회로 인해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새로 피어날 수 있다는 걸 본인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끝이 아니라 어쩌면 뜻밖의 단편 소설로, 또 어쩌면 아들 셋의 엄마가 쓴 동화로 서인주 작가의 글을 만날 수 있다면 그건 또 얼마나 멋진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 없는 시련은 없으니 가시밭길 뒤에는 꽃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삶을 기대하는 이에게 추천할만한 온기 어린 불씨 같은 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아는 도깨비 언니 1 - 수상한 공부방과 돈 나무 너랑 나랑 2
윤슬 지음, 코끼리씨 그림 / 프롬아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등학생이 돼버린 아들에게 한참 듣기 싫은 잔소리를 퍼부었다. 나도, 아들도 마음에 할퀸 자국이 남았을 것이다. 빗길을 쏘다니다 들른 서점에서 헤매다 아동코너에 들렀는데, 명랑하고 코믹한 표지들 사이에서 예쁜 표지라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집어들었다가, 서서 다 읽어버렸다. 아들은 게임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세대라 책과는 그닥 친하지 않은데, "재밌으니까 한 번 읽어 봐."라 말하곤 거실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아들은 컴퓨터를 하다 늦게 잤는지 다음 날 깨워서 학교 보내는 게 참 힘들었는데, 흐트러진 침대를 정리하다 보니 머리맡에 놓인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아빠는 아들을 이해 못 해도, 아들 역시 아빠를 이해 못 해도, 아들은 아빠의 말을 듣고 이 책을 읽으려 노력했다는 거 하나만으로도 아빠인 나는 괜히 뭉클해졌다. 나이 들면 참 주책이다. 아들 방에는 민음사와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이 꽂혀 있는데, 이삼백 페이지의 고전보다 얇디 얇은 이 책이 오히려 아빠의 마음을 전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리뷰를 쓰려고 오랜만에 접속해보니, 아주 오래 전에는 그래도 문학에 대해 리뷰도 쓰고 이것저것 한 것 같은데, 최근 몇 년 동안은 온통 재테크 책에 대한 리뷰 뿐이다. 적응하기 위해 변하고 달라졌다 생각했는데, 얻은 게 있으니 그만큼 놓치고 있었던 게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는 동화인데, 어찌 보면 부모의 문제나 어른이 처한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주인공 현아의 부모님이 어렵사리 집을 샀는데, 집값이 떨어지고 은행 이자가 올라 현아 아빠가 퇴근 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현실이 그저 담담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회사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아빠가 현아의 유일무이한 소중한 친구 생일파티에 치킨 배달을 오는 바람에, 현아의 일상에도 균열이 생긴다. 현아의 낯빛이 변한 걸 본 짝꿍이 이유를 묻자 현아는 비밀처럼 아빠가 '왜 거기에서 나와' 배달하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치킨 배달 온 사람이 아빠라는 걸 비밀처럼 얘기하는데, 우연찮게 현아네 반 모든 아이들이 알게 되면서 마음결이 곱고 예민한 현아가 상처를 받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도깨비 중의 도깨비'인 '도도언니'를 만나는데, 도깨비의 요술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 같지만 어찌보면 도도언니는 도울 뿐, 결국 현아가 스스로 마음을 키워 해결해 나가는 것이기에 사십대 중반 아빠 입장에서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힘내라고 응원하며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아들 하나지만, 읽으며 현아 아빠라도 된 것처럼 주먹을 쥐고 응원했던 것 같다.


젊어서 읽던 문학이나 그림책, 동화는 멀리하고 주식이나 부동산 책만 독파하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읽은 동화다.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랬는지, 그 어떤 시보다 더 촉촉하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다른 아이들 책과 달리 어른들의 문제가 결국 아이들의 문제로 이어지는데, 이를 담담하면서도 단단하게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마법처럼, 판타지처럼 펼쳐지면서도 한편으론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주책맞게 나 역시 감동하고 말았다. 


아들 머리맡에서 이 책을 발견했지만, 차마 어떻게 읽었냐고는 묻지 못했다.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가족과 친구는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는 존재이지만, 세상 모두가 비밀을 알게 된 순간에도 끝까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존재라는 걸. 아이들 만큼이나 어른에게도 비밀이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모든 아픔과 고민마저도 함께하며 결국 사랑으로 이겨낸다는 걸 말이다. 


단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시리즈로 계속된다 하니, 언제 나올진 모르겠지만 손꼽아 기다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절이 수상하고 사회적 스트레스가 심한 요즘, 이런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야말로 글이 지닌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자 약력에 밝힌 것처럼, 이 이야기는 내가 먼저 맛보고 맛에 감동한 음식처럼 내 가족에게도 부끄러움 없이 추천할 만하다.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그때 쯤이면 아들과 좀 더 편하게 대화할 수 있을거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아는 도깨비 언니 1 - 수상한 공부방과 돈 나무 너랑 나랑 2
윤슬 지음, 코끼리씨 그림 / 프롬아이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이 읽는 가벼운 이야기라 생각하고 들었지만, 읽고 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사회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지금, 이런 꿈 같은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나면 한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상상했다. 좀 뜬금없지만 책과 거리가 멀어진 고등학생 아들에게도 읽어보라 권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