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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심장 열린책들 세계문학 213
미하일 불가꼬프 지음, 정연호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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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주의를 기반으로 둔 계급에 관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누군가는 보상받지 못해 테러리스트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노동자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돈이 없어 장기를 팔 수 밖에 없지만 그것마저도 사기당하는 극빈자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국가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고 섬에서 국가기관의 간섭없이 살아가는 꿈을 꾸는 자를 이야기하고, 또 누군가는 은유를 통해 혁명 그 자체를 이야기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옳다. 타인과 고통은 존재론적으로 분명하지만 인식론적으로 모호하다는 말을 누군가 하지 않았던가. 옳다는 것은 모호한 인식을 공감이라는 촉매를 이용해 분명한 것으로 바꿔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이 옳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염증을 일으키는 까닭은 무엇인가(이야기 자체에 염증이 난다는 것이 아니다. 염증은 그런 이야기를 접하는 도중 문득,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감정일 뿐이다). 그것들 모두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 할뿐 누구도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년 후 소련의 붕괴 후 역사의 종언이 선언됐을 당시 한국의 의식있는 좌파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그들은 빨갱이란 이름으로 추방되었고 공산주의란 이름의 유토피아는 전체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 되어버렸다. 낙인의 영향은 아직까지 미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분열은 아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혁명의 당위성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매체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국에서 뿌리잡은 레드 콤플렉스는 아직도 99%라고 표상되는 소수자들을 빨갱이, 간첩, 선동이라는 이름 아래 핍박하고 그로 인해 또 다시 분열된다.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말하고 있는 것은 앞에서 말했듯 분열된 한쪽의 주장을 반복하는 동시에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있다'고 말할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개의 심장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이 소설은 혁명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반드시 일어나야 할 혁명이라면, 왜 그것이 지금인가? 준비된 것도 없고 준비할 것도 뭔지 모를 상황에서 의지만 앞선 혁명이 가능한가? 이 질문은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99%라는 이름의 유령은 우리 사이를 엄청난 속도로 배회하고 있다. 그것들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역설적으로 공산주의의 도래를 예견한다. 마치 샤릭처럼. 개-인간의 공산주의 찬양은 미-래 없는 혁명의 어두운 은유다. 혁명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준비를 해야한다. 예컨대 지적이 말하는 레닌처럼. 


"이 절망의 순간에서 헤겔'논리학'을 철저히 독해하는 우회를 거쳐 우일무이한 혁명의 가능성을 읽어 낸 레닌이 태어난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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