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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패할 줄 알면서도 싸워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아마도 하이네가 했던 말로 기억한다.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그렇지 않으면 희망의 근거를 어디서 찾을 수 있겠나 생각하면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이를 악물게 된다.


현실이라고? 현실은 두렵기 짝이 없다. 이 책에 인용되는 수치들을 들여다 보노라면 수치심에 얼굴이 달아올라 책에서 고개를 돌리게 된다. 전 세계 최고 부자 20명의 재산을 합하면 가장 가난한 이들 10억명의 재산과 같다고 한다. 10, 10억이라니! 가늠조차 어려운 숫자다. 남한의 인구가 기껏 5천만을 헤아리는데, 10억이라니.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돈이 돈을 버는 악순환은 가속화된다. “오늘날 사회적 불평등은 역사상 최초로 영구기관이 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은 구조화된 불평등의 양상을 간결하고도 정확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라는 이 작은 책은 세계가 처한 끔찍한 불평등의 양상을 고발하며 패배할 가능성이 농후한 싸움을 지속하자고 이야기한다. 현실을 똑바로 노려보면서, 무지하거나 외면하거나 무시하거나 포기하는 것으로 현실을 추인하고 패배를 받아들이지 말자고 선동한다.


<2080의 사회>를 보며 기가 막혀 하던 시절도 이제 옛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언제나 문제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으며 분노를 곱씹었더랬다. 후쿠시마를 보며 인류의 존속가능성을 다시 헤아려봐야 했다. 큰 거짓말부터 작은 거짓말까지 이어지는 파워엘리트들의 행태에 꼭지가 돌았다. 가난한 이들이 어째서 보수정치인들에게 기꺼이 표를 던지는지 궁금했고 답답했더랬다. 모든 것은 엮여있고,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은 파국의 전조인지 모른다. 과연 우리는 바우만의 말처럼 파국을 맞이해야만 파국이 왔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게 될것인가.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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