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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다로 시작해, 에이다로 끝나는 이노베이션

모클리가 아이디어를 얻는 법을 생각해본다. 다양한 경험과 대화, 관찰에서 통찰을 얻었던 그. 그는 이것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생각을 얻고, 이를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신감 때문에 그 아이디어는 그의 것이 되었다. 남들의 생각을 한 박스에 담아두고 그것을 믹스해서 만들어낸 것에 불과함에도 말이다.

 

자기 효능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그런 까닭에 그로부터 컴퓨터가 탄생할 실마리를 얻게 된 것이리라. 따라서 컴퓨터의 탄생은 모클리와 같은 유능한 한 사람의 작품이라기보다 서로 간 협업이 포함된 집단적 노력의 집약체였다고 보는 것이 옳고, 우리의 선입견과는 달리 창조성 또한 다양한 출처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그 까닭에 킬비는 2000년에 노벨상을 받으면서 이 말을 했다. 그를 글로벌 디지털 혁명의 초석을 다진 발명가라는 소개에 이렇게 답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 후버 댐 앞에서 비버가 토끼에게 하는 말이 생각납니다. ’내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내 아이디어가 기초가 되긴 했다.‘“ 이렇듯, 선뜻 자신이 했다고 말할 순 없다는 것이다. 다수의 아이디어가 기초가 되어 협업화 과정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인텔의 문화는 빛났다. 혁신의 문화로 딱딱한 위계질서를 벗어나 개방적이고 체계적이지 않은 직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협업화를 활성시키기 위한 귀중한 발견이었다. 실력 중심의 문화로 짜여진 그들의 문화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더 빨리 도출되고 전파되고 개량되고 적용될 수 있게 하였다. 사실 직장에 다니는 사람으로서 부럽다. 우리 회사도 딱딱한 위계질서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 분위기라는 것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거의 없는 곳에 일한다면 더욱 자유로운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게이츠는 원래 천재였나.

분모가 11이 된다는 건 신기한 수열을 만들 수 있단 거다. 44, 21을 모두 더하면 11이 되니, 반에 반에 반을 만들 수 있는 수열인 셈이다. 이를 이용해 임금에 활용할 정도니 그의 기발함에 박수가 나온다. 소프트웨어 면에 오면 현대 명사들을 만날 수 있어 좀 더 친밀감이 든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잡스와 게이츠가 친했던 장면. 잡스는 선구자적 기질이 남다른 것 때문인지 GUI 시스템을 미리 생각했었지만, 게이츠는 너드 타입이라 미래를 내다보진 못해도 조조처럼 난세의 간웅이 될 만한 자질이 있었다.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 사보다 훨씬 시가총액이 높았을 줄을 몰랐지만, 여하튼 잡스의 잘못된 계산으로 게이츠는 윈도우를 만들어 벼락 부자가 된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것도 윈도우즈 시리즈니까 얼마만큼 인기를 끌었는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 듯하다. 그에 비해 메킨토시는 명맥을 이어오긴 하지만 다소 아쉬운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게 오히려 아이폰을 히트시킨 계기가 된 건 아닐까.

 

구글로 돌아와보자. 그들은 경쟁사들보다 빠른 검색을 제공해주었다. 거대한 대역폭과 처리 능력, 그리고 저장 용량을 투입하여 웹크롤러가 초당 100개의 페이지를 처리하도록 향싱시켰다. 신기한 것은 어떤 검색을 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검색 결과를 제공해주기 위해 심리적인 것들조차도 통제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구글은 60년이라는 세월이 누적되어 탄생한 산물이 되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세상을 창조한 것이다.

 

예술과 인문학에 찬사를 보내고, 학교에서 그것을 가르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많은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수학이나 물리학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이들은 라틴어 학습의 장점을 격찬하지만,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방법이나 BASICC++를 구분하고 파이선과 파스칼을 구분하는 방법은 전혀 알지 못한다. 이들은 햄릿과 맥베스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교양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은 유전자와 염색체의 차이,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의 차이, 적분방정식과 미분방정식의 차이를 모른다고 거리낌 없이 인정할지도 모른다. (중략) 오늘날 더 중요한 것은 그 둘이 교차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p.688)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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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9 17: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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