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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경제 공부에 마침표가 없어야 하는 이유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

 

 


전작 <경제 학자의 인문학 서재>에서 문학, 예술, 역사 등의 인문적 요소를 소재로 경제 원리를 풀어내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던 저자 박정호의 신작이다. 이번에는 전작에서 다루지 못했던 부분 중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경제 원리를 이야기하기 위해 인간 생활의 삼대 요소인 '의식주'에 주목했다.


'역선택, 유효수요, 밴드웨건, 경제유인' 등 낯설고 어려운 경제학 용어들을 입고, 먹고, 사는 이야기 속에 적절히 녹여내고 있어 경제학 초보들에게도 능히 읽힐 책이다.


나폴레옹 시절 화려한 군복을 착용해야 했던 이유를 경제학의 '역선택'이론에 빗대어 설명하고,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을 상대로 한 미국의 콜라 원액 공급 중단으로 인해 콜라의 '대체재'인 환타가 탄생한 일화를 이야기한다. 그밖에 '과도한 가치 폄하'로 인해 늘 실패할 수밖에 없는 다이어트 현실을 분석하고 파헤치는 등 일상의 곳곳에서 딸려 나오는 경제 원리들을 하나 둘 이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 삶 자체가 경제학이란 학문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아가 한 나라의 문화적 관습과 풍습의 형성 과정에도 경제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해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수 세기 동안 부적으로 사용됐던 다이아몬드가 15세기에 이르러 왕실의 보석으로, 그리고 오늘날 대표적인 결혼예물로 대중의 선택을 받기까지의 생생한 과정이 흥미롭게 묘사되어 잠시 시대를 거슬러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한편 '근거 과세의 원칙'에 어긋나는 국세 부과에 대한 설명 중 1303년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700년 간이나 명맥을 유지하던 '창문세'의 예는 그 지독한 과세 방법에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모자세, 장갑세, 난로세, 수염세 등 어떤 명목을 달아서든 돈을 긁어내려는 국가와, 창문을 폐쇄해 일조권을 포기할 만큼이나 죽어도 세금 내기 싫은 국민의 모습은 오늘날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어 흥미로움과 안타까움이 뒤섞이는 장면이었다.


경제학이 인간의 본성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것이란 어떤 이의 주장처럼 시대를 불문하고 인간사 곳곳에 경제 원리가 녹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복잡 다양한 방식에 실제로 경제학이 어느 정도의 수치로 개입할지, 일련의 상황들을 과연 경제학적 관점으로만 풀어낼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논란은 이 책에선 차치해두자. 만족을 모르기에 평생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 그렇기에 때론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먼 과거를 들추어보지 않더라도 쟁취를 위한 인간의 노력 가운데 경제 원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부인하지는 못 할 것이다. 보다 다양한 시야의 분석이 아쉽기는 하나 경제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한 애초의 의도를 생각하면 적절한 구성이지 않았나 싶다. 동출판사의 '처음인데요'시리즈를 통해 초보의 입장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독자로서 컨셉은 충분히 이해할 만했다는 생각이다.

 

통찰은 어떤 곳에도 깃들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학문에 있어 편협함은 지양하되 다양한 가능성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 여겨진다. 경제 공부에도 쉼이 없어야 하는 이유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ParaTi: Sweet Ware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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