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순간
펀투: “조, 혹시나 제가 사인을 놓쳐서 엔딩 넘어갈 때까지 멜로디를 치고 있으면 어쩌죠?”
조아저씨: “그런 건 전혀 걱정할 것 없어요. 우리가 다 커버해줄 테니까, 어딘가에서 놓쳤다는 기분이 들 땐 그냥 맘 편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고 미친 듯이 기타를 쳐도 좋아요.(생글생글)
조아저씨가 새삼 완전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무대 올라가기 직전이 되니 또다시 고질적인 울렁증이 시작되더군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속의 다람쥐통이 데굴데굴 구릅니다. 마침 조아저씨가 다가와 물었습니다.
조아저씨 : “기분이 좀 어때요?”
펀투: “약간 긴장됩니다.”
조아저씨 : (펀투의 어깨를 토닥거려주며) “좋았어. 약간의 긴장, 그게 제일 좋은 거에요.”(생글생글)
공연 직전까지 감동을 주시는군요. 나의 영웅님. 저는 신기하게도 긴장이 많이 풀렸습니다. Guitar Hero 순서가 되어 악기팀들 모두가 무대에 들어서고, 저는 앰프 뒤에 숨어서 대기하였습니다. 기타히어로 챔피언 프레디가 나와서 새치부기의 도입부를 연주하고 조아저씨에게 바턴을 넘긴 후, 멘트로 펀투를 소개하자 드러머 제프의 하이햇 소리가 네 번 챙챙챙챙! 하고 울렸습니다.
그 이후부터 연주가 끝날 때 까진 무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만 라이브 연주를 하는 이 순간이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은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저를 보는 관중들... 연주 중에 눈을 마주치며 본 그분들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녹화된 영상을 보니 제 연주는 심각하더군요. 실망스런 연주에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렇게 4분 가량의 공연은 끝났고, 조아저씨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밴드 멤버들과 포옹을 나누었습니다.
펀투 : “조,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조아저씨 : “내가 영광이었소, 자네는 대단했어.”
-<네 앞의 세상을 연주하라>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