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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감각 - 지극히 인문학적인 수학 이야기
박병하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8년 9월
평점 :
<수학의 감각 – 박병하 지음/행성B>
문과적 사고?를 가진 저자(박병하)의 책이 반갑다.
<수학의 감각> (행성B,2018)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수학에 매료되어 러시아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마친 지은이 박병하의 에세이집이다.
수학의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요소에서 인문학적 교훈을 주고 있어 문과전공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책속에서...
<독일의 천재 수학자 가우스 – 등차수열의 합>
1+2+3+4+···+97+98+99+100=?
어린 학생들이 오랫동안 풀길 바랐던 선생님의 소박한 소망은 100를 다 쓰자마자 깨진다.
가우스라는 3학년 꼬마가 5050이라고 답을 말한 것이다.
놀란 선생님이 어떻게 답을 알았느냐고 묻자 가우스는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1+2+3+4+···+97+98+99+100에 같은수를 한 번 더 더하고 나중에 더한만큼 덜어냈다고.
윗칸에 1부터 100까지 나열하고
아랫칸에 100부터 1까지 나열하여 위아래를 더하면
101이 100개가 된다.
그럼 10,100/2 로 다시 반을 덜어주면
5,050
알고나면 너무 간단하지만
어린아이가 한 발 떨어져 문제를 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구성했다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다.
가우스가 1, 2, 3, …, 100의 수들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전체를 한 덩어리로 보았듯이, 일단 문제와 거리를 두고 문제 자체의 틀을 봐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방식으로 문제를 바꿔 보며 무엇이든 해 보라. 넘치는 것은 나중에 덜어 내면 되고,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우면 될 일 아닌가. -150p.
0은 없으면 안되나?
예를 들어 7에서 7을 뺀다고 하자.
결과는 없음이다. 옛날에는 모래판에 계산과정을 쓰곤 했는데 7에서 7을 빼고 나면 모래판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계산 결과를 기록할 수 없다.
지나치게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랍인들이 0이라는 기호의 실용성에 주목해 그것을 사용했고, 그들의 계산 기술에 혀를 내두르던 유럽인들이 이를 수용하면서 결국 형식적 결핍은 극복된다.
그 ‘빈자리’에 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0이라고 쓰는 순간 모든 것이 변했다.
<형식의 결핍이 내용의 결핍을 깨닫게 한다>
그렇게 있어야만 하는 것은 그렇게 있어 줘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래야만 하는가?’라고 묻고 그렇게 했을 때 가장 좋다면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리고 ‘그래야만 한다!’고 순응하는 것이다. 0은 말한다. 먼저 ‘그래야만 하나?’를 물어보라.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62P.
수학 공식이라면 고개를 푹 숙이게 되는 ‘수포자’가 되었지만
수학을 이런 인문학적 통찰과 함께 처음 접했더라면 어땠을까?
수학을 더 사랑하지 않았을까?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수학을 공식이나 계산이 아닌
<감각적>으로 만나게 해 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