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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 여행박사 정보상의 그림 같은 유럽여행지 100곳 ㅣ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0
정보상 글 사진 / 상상출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과 영국,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체코와 터키까지 총 100군데의 엄선된 여행지의 정보가 실려 있다. 여행지의 음식, 숙박, 교통 편 등의 관광 정보가 아니라 이 곳만은 꼭 들러봤으면 좋겠다 라는 저자의 추천 장소들인데 그곳의 느낀점과 역사 그리고 현지 사람들의 숨결을 접할 수 있는 곳들이다. 100군데나 되니 정말 많다고도 느껴지지만, 이것도 추리고 추려서 모은 것이니 꼭 이 책에 실리지 않았더라도 더 좋은 곳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다만 저자가 추천한 장소들은 평소 가보고 싶던 곳이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곳들인지라, 유럽 여행을 한다면 꼭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펠탑 3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샤요 궁과 센 강-
패션과 문화의 나라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은 많겠지만 그 중에서도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빼놓을 순 없다. 처음 에펠탑이 만들어 졌을 땐 안전성과 흉물스런 외관 때문에 파리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고 철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만약 라디오 방송을 위한 안테나로서의 가치만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에펠탑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모파상은 에펠탑을 보는게 싫어서 에펠탑 1층 식당에서 식사를 자주 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을만큼 파리 곳곳에서 볼수있는 에펠탑은 시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골칫덩어리 였다. 하지만 지금은 파리를 넘어 프랑스의 상징으로까지 유명해졌고, 이와 비슷한 현상을 일컬어 '에펠탑효과'로 까지 불리우게 됐으니 미운오리 새끼에서 백조가 된 케이스이다.
개선문과 퐁피두 센터, 베르사유 궁전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과 프랑스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장소들이 적절하게 분배되어 소개되고 있는데 프랑스와 이태리, 그리고 스페인이 이 책의 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고 저자가 생각하기에 추천하고 싶은 장소가 많은 나라들 인가 보다.
-스페인 광장과 트레비 분수-
로마에 가면 꼭 가는 장소가 바로 스페인 광장과 트레비 분수가 아닐까 싶다.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을 기억하는가. 지금 봐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공주가 광장 계단을 내러오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은 전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 곳에 오면 꼭 해야 할 리스트에 포함시키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로마를 찾아올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동전을 던지고, '진실의 입'조각상에 손을 넣는다. '로마의 휴일'을 어릴 때 보면서 공주와 기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게 참 속상했는데,나이가 들고보니 오히려 그러지 않아서 영화가 더 아름답고 오래 기억되는게 아닐까 싶었다.
스페인 광장은 '이탈리아인이 설계하고 프랑스인이 지불하고 영국인이 배회하다 지금은 미국인들이 점령하고 있다'고 표현한다는데, 왜 이탈리아에 있는 장소에 스페인 이라는 나라이름이 붙은 걸까 궁금했다. 이유인 즉 17세기에 교황청 스페인 대사가 이곳에 대사관을 두면서 이름 지어졌다는데, 생각보다 김 빠지는 유래였다. 뭔가 대단한 이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아무튼 광장 한가운데에는 베르니니와 그의 아버지가 설게한 바르카치아 분수가 있다.
로마거리에 간다면 꼭 먹어야 하는게 젤라또(아이스크림)이다. 로마 관광 사진을 볼때마다 관광객들 손엔 대부분 젤라또가 있는데, 트레비 분수에서 판테온으로 가는 길목 국회 하원의사당 부근에 있는 '지올리띠'는 110년 된 곳으로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젤라테리아 중 하나라고 하니 꼭 가봐야겠다. 종류가 무려 100여 가지라고 하는데 베스킨라빈스와 비교하면 골라먹는 재미가 3배는 되는 셈이다. 그곳의 최고 인기메뉴는 리쏘로 더블컵이 3.5유로 정도로 비싸지만 맛있다고 하니 돈 아끼지 말고 사 먹자! 기껏 외국나가서 한국 컵라면이나 먹고 올게 아니라면 말이다.
-바르셀로나의 대표적 명소인 성가족 성당-
가우디가 기도와 명상을 위한 신의 집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은 곳인 성가족 성당. 가우디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가장 인상깊게 보는게 바로 이 곳인데 엄청난 규모가 사람들을 압도시키고 각 건물의 의미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정보를 알고보면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물이다. 계단의 작은 장식 하나까지도 소홀함이 없는 정성이 느껴지는 이 곳은 약 120년 전에 착공했지만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하니 완성 되는 날이 언제 일지, 오긴 올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1882년 프라니스코 데 파울라 델 빌라의 설계로 처음 지어지기 시작했으나 1년 반 뒤에 가우디가 넘겨받으며, 자신의 대표작이 될거라 판단해 온 힘을 다해 성당 건축에 매달렸지만 결국 마지막도 못 보고 죽은 가우디는 현재 이 곳 지하에 잠들어 있다. 관광객들은 12개의 종탑 중 완성된 8개의 종탑으로 올라갈수 있다고 하는데 지하에는 성가족 성당의 연혁과 초기 디자인, 기술적 배경 등 성가족 성당 130년의 역사를 볼수있는 박물관이 있다고 하니 두루두루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세계 최대 규모이자 인류문화의 보고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자 세계 최초의 공공 박물관인 대영박물관은 전시된 유물의 양이 얼마나 많은지 대충만 훑어봐도 사나흘은 족히 걸린다고 하니 일정이 빠뜻한 여행객들은 아무래도 다 보기는 힘들 것 같다. 많이 본다고 기억에 오래 남거나 감명을 받는 것도 아닐테니 관심있는 분야의 유물을 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이 곳이 탄생하게 된건 18세기 영국의 학자이사 의사였던 한스 슬로언 경이 수집한 약 8만 점의 유품을 기증하면서 부터이다. 개인이 8만점이나 되는 유물을 모은 게 놀랍기도 하고, 그 유물들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모았는지도 궁금해진다. 그 후로도 많으 유물들을 기증받기도 했는데 식민지 시대에 가져온 것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고, 입구에 마련된 기부금 상자에 넣고 싶은 만큼 넣으면 된다고 한다.
세 개 층에 걸쳐 94개의 전시실로 나뉘어져 있는데 2000년엔 한국관도 생겨 빗살무늬토기와 신라시대의 금관, 분청사기, 정선의 산수화등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니 괜히 반가웠다. 한국에서 보는 거와 외국 박물관에 전시된 걸 보는거랑은 그 느낌이 다를 것 같다. 대영 박물관의 하이라이트 장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그리스, 로마 전시실'이라고 하는데 파르테논 갤러리라고 부를 정도로 파르테논 신전의 주요 조각들을 많이 옮겨 놓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계속 그리스 정부와 소유권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다는데 외국에 뺏긴 유물이 많은 우리나라 사정을 떠올리니 여러모로 안타까움이 든다.
영국 이외의 곳을 둘러보면 자연을 즐길수 있는 장소가 많은 스위스와 문화를 느낄수 있는 독일이 있다. 독일에서 빼놓을수 없는 장소는 아마도 아픈 과거를 가진 유대인 수용소가 아닐까 싶다.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그러고보니 불과 반세기 전의 일인데 아주 먼 과거처럼 느껴진다) 장소를 보면서 이런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말아야겠고, 부끄럽고 창피했던 과거를 교훈삼으려는 독일의 자세를 보면서 위안부 문제를 사과조차 하지 않으려는 이웃나라 일본의 행태와 비교됨을 느낀다.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무조건 덮으려고만 한다면 과거의 망령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다는걸 왜 모를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와 헷갈리는 나라인 오스트리아는 벨베데레 궁전 딱 한군데가 소개되어 있다. 네덜란드엔 1개 더 많은 두군데를 소개하고 있는데 운하와 튤립의 도시인 암스테르담과 풍차가 있는 잔세스칸스가 그 곳이다. 그 외에 체코와 터키가 소개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큼지막한 사진이 시원해 보여서 좋았고 볼거리가 풍부하고 역사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몇몇 나라들에 많은 여행지가 집중 된 것 같아 아쉽기도 했지만 개인이 느끼는 추천장소가 다를테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각 나라 별로 동일한 숫자만큼 할당해 채우는 것도, 책의 특성과 맞지 않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