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
실벵 다르니 외 지음, 민병숙 옮김 / 마고북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한 사람의 아이디어와 용기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는지를, 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알게된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단숨에 깨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그들을 보면 지구의 미래가 암울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 속에 언급된 80인의 대안기업가 말고도 지구 곳곳엔 멋진 생각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있기에 세상은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비록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그 파급효과는 점차 커지게 될 것이고, 커지면 커질수록 세상은 살맛나게 될 것임을 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튜와 실벵은 이른바 '대안기업가'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기 위해 1년간의 여행을 준비한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위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 떠난다. 세계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세계의 영웅들을 만나는 것, 이것이 이번 여행의 목표였다. 자신의 꿈을 끝까지 쫒아간 사람들을 만나고 행동에 임한 대안기업가들의 이야기는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한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배울 점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만난 이는 트리스탕 이었다. 영세한 생산자들에게 지속적인 소득과 더 나은 삶의 질 보장을 우선시하는 그는 생산자가 행복해야 생산물이 더 맛있어진다고 말한다. 아직까지 공정무역은 전세계 상거래의 약 0.1퍼센트만 차지하지만 트리스탕 같은 사람이 많다면 앞으로 그 수치는 높아질 것이다. 그래야만 저개발 국가의 농민들에게 미래가 열리기 때문이다. 피터 말레즈는 생태적으로 무해한 환경친화적 세제를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제 하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쓸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터는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고 지금은 다른 세제보다 월등한 환경친화적인 세제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요르겐은 한 공장의 폐기물이 다른 공장의 자원으로 쓰일수 있게 공장을 설비했다. 제조업체들의 환경피해를 줄이고, 많은 비용을 절감해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였다. 80세의 안과의사인 고빈타파는 데이비드그린과 함께 백내장 수술비용을 대폭낮춰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진료를 해주고 있다. 그의 손을 거쳐간 환자만 10만명 이라고 하니 너무도 큰 일을 하고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무료 진료를 할수있는 것일까? 그 답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에게 진료비를 정상적으로 받고 그 돈으로 가난한 이들을 치료하는 거였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의 저자 무하마드 유누스는 마튜와 실벵이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를 알게되고부터 다른 대안기업가들에게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무담보 소액신용대출' 개념을 만든 무하마드는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을 성공적으로 해냈고 다른 은행보다 더 튼실한 운영을 하고있다. 전 세계에서 그의 방법을 본따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해 준다고 하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무하마드는 "무엇보다 사슬의 첫번째 고리를 푸는데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이죠. 사람에게 희망을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사람에 대한 그의 관심이 이 같은 업적을 남겼다.

그 외에 수라이야는 여성들이 아이와 경제적 자립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도록 공장 작업실내 탁아소 설립을 추진했다. 처음엔 기업들을 설득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공장에 탁아소가 생기면서 생산량이 높아지는것을 보고 많은 곳에서 채택하게 되었다. 아이를 혼자 내버려두고 일을 해야만했던 어머니들이 공장에 아이를 맡김으로써 마음에 평온심을 가졌고 이는 곧 작업의 효율성을 불러온 것이다.

그리고 내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도브차니의 이야기는 너무도 흥미로웠다. 그는 높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면서도 수익을 올렸기 때문이다. 유명 브랜드 기업들이 제 3세계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심지어 어린아이의 노동력을 이용해)물건을 만든다는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노동력이 저렴하게 제공되야 제대로 된 품질의 옷과 합리적인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줄수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도브차니는 이 이야기에 반기를 들었다. 그가 만든 티셔츠는 다른곳보다 월등한 임금과 복지혜택을 누리는 노동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얻는다. '윤리적 티셔츠'라는 슬로건을 넘어서서 '더 인본주의적이고,더 젊고,더 정의로운'회사를 만들고자했던 그의 바램은 허상이 아니라 실제로 이루어진 것이다.

사람들은 얘기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건 나랏님도 어쩌지 못한다고. 하지만 대안기업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결국 놀라운 업적을 남긴다.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대출해주면 이자도 못 받을거라고 믿던 은행들을 무하마드가 반박했다. 농사는 농약이 있어야만 생산이 잘된다고 말했던 사람들은 다카노의 '오리 농법'으로 입을 다물었다.그들은 더 나은 세상도 꿈꾸는데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 세계를 건설하는데 참여했다. 그들은 진정한 영웅인 것이다.

이제 '지속가능한 발전'은 모든 사람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됐다. 조금만 생각을 전환하면 그동안의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더 좋은 효과를 낼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됐다. 항상 문제제기를 하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것, 어렵지만 해결 안되는 일도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대안기업가 들을 통해서 배우게 됐다. 마튜와 실벵은 1년간 이동하면서 방출하게 된 이산화탄소를 계산해 봤더니 11톤 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없애기 위해 여행이 끝난 후,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산허리에 1300그루 음핑고를 심었다고 한다. 바로 이거다! 이런 작은 결심과 행동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