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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수술이 끝난 뒤, 환자 상태에 대한 브리핑에서 기생충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날 선 비판이 튀어나왔다. 나는조직에 속한 일개 외과 의사일 뿐이다. 환자는 군을 비롯해 국가기관의 관리를 받고 있고, 이 환자에 관한 한 내 의지는 끼어들 수없다. 그럼에도 나는 또다시 내 뜻과 무관하게 그 말들 한가운데에놓였다. 말이 말을 낳는, 말의 잔치 속에서 이리저리 뒤채는 인생이 한심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