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안 맞네 그럼, 안 할래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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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도저 스타일' 여성이라면 앞에 장벽이 있어도 팍팍 부수면서 나아가겠지만, 나처럼 '자전거 스타일'인 사람은 도로에 있는 큰 돌, 작은 돌을 다 피하고, 큰 벽이 있으면 지나가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서는 결혼도 자식도 피해야 했다. 이것이 내게는 베스트였다. p.151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대체 그 당연함은 누가 만든 걸까. 아이를 갖고 싶지만 생기지 않는 부부도 있는데, 당연하다는 인식이 왠지 거북하다. 모두 세상이 만든 ‘당연함’인데 너무 신경쓴다. p.155

자기 인생은 자기밖에 선택할 수 없으니 남이 뭐라 하건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한,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편이 좋다. 예스보다 '노'라고 말하기가 어렵지만,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는 게 당연하다. 자신감을 갖고 세상의 기준에 '노'라고 할 수 있는 인생도 좋다고 생각한다. p.156

뒤로 미루지 않으면 나중에 자신이 편해진다는 건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게 안 된다. 지금까지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일을 의식적으로 바꾸거나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p.192

<카모메 식당> 무레 요코가 욕망, 물건, 생활의 챕터마다 5가지 씩 총 15가지의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들에 관한 에세이.

비혼과 1인 가구가 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결혼'은 꼭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부모님 세대의 '결혼'은 너무나 당연하고 하지 않으면 이상한 거였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60대 독신 여성작가의 '하지 않기'에 대한 에세이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결혼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다. 물론 '결혼'도 그녀의 '하지 않기'에 있었지만 그녀는 꼭 결혼을 해야만 하는 사회를 비판하지 않고 단 한마디로 끝냈다.

"나랑 안 맞아."

나에게 불편하고 안 맞는 것들은 과감하게 하지 않는다. 그것이 인기있는 물건이나 명품, 오히려 하지 않으면 이상하게 생각되는 것들도 제일 중요한 건 타인이 아닌 '나'였다. 정답이 '노'라는 걸 알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예스'라고 말하면 '노'라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말한다. 내가 생각한 정답은 '노'라고.

다가오는 2020년 그녀의 '하지 않기' 중 두 개를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녀는 하지 않지만 나에게는 특기인 '뒤로 미루기' 지금 하기 싫어서 뒤로 미루어도 어차피 나중에 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 순간 움직이는 게 참 귀찮다. 2020년에는 적어도 지금 할 일은 당장 해결하자고 결심했다. (제발 좀) 그리고 내 기준에 맞지 않는 건 당당하게 '노'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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