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갔어야 했다 쏜살 문고
다니엘 켈만 지음, 임정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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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좀 올 것 같지 않아요?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맘때치고는 너무 따뜻해요. 내가 말했다.
12월이면 이 곳 위에는 눈이 쌓여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얼른 가요. 여자가 말했다.
뭐라고요?
얼른. 여자가 말했다. 얼른 가요. p.30

영화에서는 한 인생이 망가질 때 재치 있는 대사가 나오면 기발해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그저 암울하고 불쾌할 따름이다. p.48

민음사 첫 번째 독자로 받은 신작 다니엘 켈만의 <너는 갔어야 했다> 제목과 짧은 소개글만으로도 강렬해서 신청했는데 받아보니 쏜살문고였다.

다니엘 켈만 작품도 처음이고, (사놓고 읽지 못해서) 민음사 쏜살문고도 처음인 진정한 첫 번째 독자.

시나리오 작가인 '나'와 배우인 아내. 네 살 난 딸과 함께 인터넷에서 예약한 별장으로 겨울 휴가를 온 가족. 하지만 '나'의 시나리오는 진척이 없고 육아 스트레스로 부부는 지쳐간다. 그런데 휴가차 방문한 이 조용한 별장에서 자꾸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기존의 쏜살문고보다 더 얇은 100쪽이 안되는 짧은 분량. 영화화 확정이라는 띠지에 적힌 문구에 의아하면서도 궁금했다. 이 짧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수 있는걸까?

인터뷰에서 이 책을 다 읽는데 45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한 다니엘 켈만.
이동하면서 읽어서 정확한 시간까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분량과 상관없이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느껴지는 쫄깃한 긴장감.
별장이 주는 공포는 영화 큐브에서 느껴지는 공포감과 비슷했다.

짧지만 강렬하다는 말은 이 작품을 위한 말인 것 같다.

이 책 표지에도 '나'의 노트에도 '가버려'가 숨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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