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니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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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고슴도치가 편지를 발견했다. 편지를 읽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사랑하는 고슴도치"를 읽고 또 읽었다. 사랑하는 고슴도치, 사랑하는 고슴도치. 그래 나는 사랑하는 고슴도치야.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해 편지를 이마 제일 아래에 있는 가시에 찔러 두었다. 바로 눈앞에 편지가 걸려 있어, 그가 사랑하는 고슴도치라는 데에 의심이 생길 때마다 볼 수 있도록. p.38

얼마 지나지 않아 온 세상이 춤과 먹을 것으로 넘치고 모두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계속해서 누군가가 "가끔은 좋을 때도 있어." 라고 하면 또 다른 이가 "지금처럼" 이라고 답했다. 멋진 날이구나. 모두들 생각했다. p.82

다람쥐는 다시 생각했다. 나는 바로 지금 존재할 뿐인데. '나중'에는 있어 본 적이 없고,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 다람쥐는 항상 자기 자신보다 앞서 나갔던 생각들을 더이상 좇을 수가 없게 되자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그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이불을 덮으며 중얼거렸다. "지금이 아니면 아무 때도 아닌거야." 그러고는 곧바로 잠이 들었다. p.67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는 동물들의 모습은 한없이 귀엽기도 철학적인 모습에 깊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로에게 따뜻함을 선물하는 동물 친구들. 그런데 읽다보면 다정하다가 갑자기 쿨하게 떠나버린다. 함께였다 어느 순간 혼자가 되어버리는 우리들처럼.

친구들이 잘있는지 내 생각은 하고 있는지 다람쥐는 궁금하다.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하지만 만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친구들의 소식이 궁금하기만 하다.
"잘 지내지? 우리 다음에 꼭 밥 한 번 먹자." 고 핸드폰으로 안부를 전하는 우리들처럼.

얼굴을 보고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글자로만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고 해도 거기에 따뜻함이 없는 건 아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는 하지만 따뜻함을 담아 한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들에게 전해본다.

지금 잘 지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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