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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운명 - 금융자본주의인가 산업자본주의인가
마이클 허드슨 지음, 조행복 옮김 / 아카넷 / 2023년 6월
평점 :
마이클 허드슨은 그의 최신작 <문명의 운명: 금융 자본주의, 산업 자본주의, 또는 사회주의>에서 현재의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제공한다. 그 중심에는 도발적이고 잠재적인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핵심 주제를 배치하는데, 바로, 미국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의 금융 자본주의와 미국의 질서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산업자본주의의 대립이다.
허드슨은 최근 미국 행정부가 채택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예리하게 검토하면서 미국의 신자유주의 질서의 당혹스러운 측면을 자세히 조명한다. 저자는 복잡한 내용을 명료한 시각으로 미국이 어떻게 글로벌 패권의 영향력을 신자유주의와 그 금융정책의 세계화를 추진해 왔는지, 또한 그것이 어떻게 미국의 패권에 영향을 미쳐왔는지 비판적으로 설명한다.
허드슨은 현대 경제학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대 추구’에 대하여 심도 있게 탐구하고 있다. 저자는 이 현상을 역사의 렌즈를 통해 바라봄으로써 지대 추구 현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축적되고 변형되어 경제 지향을 재편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산업 자본주의에서 ‘지대 추구’를 근절하고자 했던 고전적 무역 이론에 확고한 근거를 두고 있다. 허드슨은 ‘지대 추구’의 위험성에 대해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치며 독자들에게 이러한 전통이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한다. 이는, ‘겝투자’로 요약되는 지대 추구 현상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오늘날의 주류 경제학의 흐름인 신자유주의, 금융 자본주의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지대 수취자 과두집단에 의해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것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허드슨은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와 금융자본주의와는 대조적으로 우리의 시선을 산업 자본주의에 기반을 둔 대안적 경제 질서를 추구하는 중국을 향하게 한다. 이는 두 초강대국이 경제 및 토지의 지배를 바라보는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강조하는 극명한 대조를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반된 패러다임에 대한 탐구는 도발적이고 심오하며, 세계 경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중 패권이라는 것이 단순한 무역 분쟁이나 지정학적 갈등이 아니라 금융 자본주의대 산업 자본주의라는 문명사적 이해방식의 충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 우려되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을 글로벌 사우스 (Global South)의 경제 정책의 성공적인 담지자, 또는 대안이라고 설명하는 저자의 언술은 역자의 후기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허드슨은 중국의 비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지나치게 긍정하여 이 모델의 복잡성과 잠재적인 함정을 간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또한 이러한 서술은 중국의 모델이 고전적 무역 이론가들이 언급했던 산업 자본주의 모델과 일률적으로 일치하거나,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도 중국의 세계 질서를 옹호하지 않는 다양하고 복잡한 경제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 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드슨의 <문명의 운명>은 신자유주의와 금융 자본주의, 그리고 ‘지대추구’가 촉발한 전 지구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비판 경제학의 영역에서 지적인 엄격함과 통찰력으로 가득한 책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주요 경제 담론에 대한 필수적인 관점을 제공하며, 세계 경제 질서와 권력 역학의 복잡성을 조명한다.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미래 전망을 이해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지만, 글로벌 경제 현실의 복잡성과 미묘한 차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균형 있게 읽어야 할 필요도 있다.
저자의 연구는 글로벌 경제의 운명에 대한 생각을 자극하는 책이다. 이는 보다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한다. 고대부터 이어져온 지대 수취자 과두집단과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토지 개혁 (부채 원상회복 선언)을 동반한 혁명의 역사가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 또한 신자유주의의 영향력 이전에 고전적 무역 이론가들이 추구했던 산업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지대’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때때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독자들이 글로벌 경제 질서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재고하도록 유도하는데 유익하다.
본질적으로, <문명의 운명: 금융 자본주의, 산업 자본주의, 또는 사회주의>는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질서와 금융 자본주의, 그리고 지대 수취 계급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하는 글로벌 경제 담론에 대한 야심차고 엄격하며 필수적인 기여를 하는 책이다. 이 책의 결론적인 메시지로 ‘공적 견제와 균형이 동반하는 혼합경제’와 이를 위한 더 큰 민주주의를 주장하는데, 앞으로의 미-중 전략경쟁이 경제 체제의 경쟁인 만큼, 이 책은 독자들에게 포괄적인 생각을 자극하는 내러티브를 제공하여 앞으로 수년간 토론과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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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오늘날의 신냉전은 경제 체제 간의 충돌이다. 세계는 지대 수취자의 부와 특권의 급증과 진보에 역행하는 이 반혁명에 맞설 정부의 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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