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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 - 이외수의 소생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9년 5월
평점 :
이외수의 생존법 '하악하악'에 이은 이외수의 소생법 '청춘불패'.
이외수의 하악하악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난 뒤, 나오자마자 산 책. '청춘불패'. 이외수가 쓰고 정태련이 그리다. 역시 둘의 찰떡궁합이 돋보이는 책이다.
난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구절이나 글귀가 있으면 책 모서리 윗 부분을 살며시 접어놓는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읽고 싶을 때 그 접어 놓은 부분만 읽어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를 더하기 때문이다. 이외수의 '청춘불패'는 유독 접어 놓은 윗부분 모서리가 많다. 그만큼 마음에 와 닿고 새겨 넣을 글귀가 많았다는 뜻이다.
'하악하악'에 이어 이외수의 장점, 즉 길면서 여운을 주거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돌아보게 하는 글과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는 강한 인상을 남기는 글들의 완벽 조화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백발에 콧수염, 쭈글쭈글 이마와 얼굴에 주름 투성이인 할아버지가 이토록 감성적이며 때론 열 여덟 소녀 같은 감수성을 가지고 글을 쓸 수 있는가에 의문이었으며 그런 글을 쓰는 이외수가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메세지, 자살이 난무하는 세상에 대한 진심어린 충고와 더불어 샘솟는 용기, 사랑에 대한 아픔을 쓰다듬어 주는 듯한 감성적인 글들...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靑春' 을 위한 글들로 책 한 장, 한 장. 글 한 줄, 한 줄 버릴 것 없고 스쳐지나치며 읽을 수 없이 모두 가슴에 새겨 넣을 글들로 가득했다. 중간 중간 나오는 1946년 생 할아버지 이외수의 인터넷 용어들은 입가에 피식- 거리는 웃음을 선사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간 살아온 인생의 선배로서 요즘 젊은이들의 아픔을 알고 다독여 주는 듯, 그러면서도 본인도 겪어온 일 들을 우리에게 말해주며 나 또한 그렇고 너 또한 그렇고, 그러므로 우리 모두 그렇다. 그러므로 힘을 내라. 이런 메세지 아닌 메세지를 전달하는 듯 했다.
'청춘불패'.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건 이시대의 청춘들이 아닐까 싶다. 막연하게 공부만 하는 학생의 신분도 아니며 이제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인생의 끝자락도 아닌 치열하게 살아가야하는 나이. 청춘들에게 주는 인생선배 이외수는 감성적으로 그리고 위로와 희망으로 청춘들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정태려의 글이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고, 향기 나는 책갈피가 후각의 기쁨을 더해주고, 짧으면서도 강한 글이 가슴에 새겨진 책이다.
책 뒤에 새겨진 글귀. 마음에도 새긴다.
'그대가 그대 인생의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