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한자의 탄생 - 사라진 암호에서 21세기의 도형문까지 처음 만나는 문자 이야기
탕누어 지음, 김태성 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자가 생겨남으로 인해 인류는 완전히 새롭고 전면적인 보존 형식을 확보하게 됐고, 이를 통해 기억과 대화, 사유를 몸 밖에 둘 수 있게 됐다고 할 수 있다(p.22)."


때문에 [한자의 탄생]은 인간의 기억과, 대화, 사유를 통해 탄생한 문화,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의 결정체로서 구성된 중국문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특히 '대만 최고의 전방위 학자이자 작자'로서 '직업 독자(professional reader)'를 자처한 '탕누어'의 자유로운 사유와 상상력이 빚어낸 갑골문, 육서(상형, 회의, 지사, 형성, 전주, 가차) 등 다양한 방법의 조자를 통해 확장되고 정련된 한자에 투영된 중국 문화의 긴 흐름은 중국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이 거의없는 나로서는 감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특히 저자는 문자에 대한 사유의 자유로움이 문자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훌륭한 선물이자 은혜라고 설명한다.


"정확하고 당일한 의미의 추구 및 표현이 문자의 유일한 임무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것은 문자가 갖는 일상의 일부일 뿐이었다. 사유가 계속 진행되고 발전하는 세계에서, 시의 세계에서, 모든 문학의 세계에서 문자는 사람들의 모험 여행에 동행하며, 충성스럽게 모든 위험과 노동을 전담하고, 심지어 온갖 비난까지 떠안는 훌륭한 반려자다(p.331)."


이같은 문자에 대한 저자의 시각이 문자에 대한 풍성한 스토리로 가득한 [한자의 탄생]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문자를 비롯한 사회 현상은 개인의 해석을 통해 재창조된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여러 매체를 통해 거론되고 강조되고 있는 인문학적 상상력의 한 모범사례(?!)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초등학생과 그 학부모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법천자문'의 인문학 버젼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여러 한자를 두고 펼쳐지는 그의 해석과 중국 문명사에 얽힌 이야기들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다만 번역의 과정에서 한자의 음과 함께 뜻을 적어주었다면 독자의 이해가 좀더 쉬웠으리라 본다. 물론, 나처럼 학창시절을 지나서는 단 한번도 한자를 써보거나 공부해 본 일이 없는, 그래서 한자 앞에 서면 까막눈이 되고 마는 독자를 위함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