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사랑이라고 하는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그녀가 알기로 사랑이란 것은 감정인데, 강렬하게 생겼다가는 사라지고 뜨거워졌다가 싶으면 환면 속에서 식는 무엇인데, 이 실과 접지의 느낌은 무색무취인데다 마치 영원처럼 느껴지는 고요함이어서 거의 인간적인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가 오히려 더 진지한 고백으로 받아들일 것 같아 그만두었다.
누군가의 상처를 들여다 보는 일은 그 사람과 깊은 유대를 맺거나 내가 그 사람을 좀 안다는 자부심을 얻는 것과는 다르게 무기력해지는 것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