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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무선) 보름달문고 44
김려령 지음, 장경혜 그림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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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이 곳에는 건널목이 있지만 꼭 건널목으로만 건너지는 않습니다.

때론 건널목이 불편할때도 있거든요,

저 앞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집으로 가는 지름길인데 한참을 돌아서 가기가 싫은거지요.

또 건너편 버스정류장에 제가 타야할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면 서슴없이 건널목을 돌아 건널때가 있지요,

건너고 난 후 밀려오는 안도감~~

휴~~~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제 볼일을 봅니다.

어른인 저는 어쨌든 사회적 양심보다는 편함을 무기로 가끔 이런 범칙을 저지르기도 한답니다.

그러면서 애들에게는 꼭 일러두지요,

 

꼭 건널목으로 건너라!!

 

아이들에게는 이 건널목만큼 안전을 보장받는 길이 없기 때문이죠,

차도에 그어져있는 흰선 몇개가 아이들에게는 생명을 보장해주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어른도 어른이지만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이지 않은 보호망!

이 보호망은 시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보호망이기도 합니다.

바로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감동이 그냥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추측을 통한 반전으로 감동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 제목을 봐서는 소중한 누군가를 찾아내는 건가? 하면서 이산가족찾기? 사랑을 싣고?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거든요,

 

이 책에는 오명랑이라는 무명작가가 등장합니다.

식구들의 등쌀에 하루하루 짜증도 나면서 힘들게 눈치보면 살아가고 있지요,

그러다가 드디어 [이야기 듣기 교실]을 열게 됩니다.

가슴속에 꽁꽁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건널목아저씨인것입니다.

건널목아저씨가 보여준 나눔과 베품과 사랑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게 되는것이죠.

교통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어버린 아저씨는 아파트 근처 만물고물상에 기거하면서

아이들 등하교를 도와주게 됩니다.

처음에는 갑자기 생긴 건널목때문에 운전수들의 원성을 샀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것임을 알고는

협조를 해주었지요,

매일 아침 정확한 시간에 이동식 카펫트 건널목과 신호등 헬멧을 쓰고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지도를 하던 건널목씨

아파트 주민들이 이 정체모를 아저씨에게 선심을 베풀게 됩니다.

등교지도 뿐만 아니라 아파트 전체의 환경미화에도 성실하게 신경써주는것을 인정하게 된 주민들이

건널목씨를 위해 방도 얻어주고 음식도 갖다주는 등 여러 도움들을 주게 됩니다.

건널목씨 덕분에 아파트가 밝아지고 사건,사고도 없어지면서 건널목씨를 가족처럼 여기게 됩니다.

그러다 우연히 도희를 만나게 된 건널목 아저씨

늘 아빠와 엄마의 다툼에 상처입은 도희에게 아저씨는 친절한 친구역할을 해주면서 도희의 상처를 어루만저줍니다.

건널목아저씨와의 우정을 쌓아가다가 건널목아저씨가 도와주는 어느 남매를 만나게 되지요,

지하방에서 부모님 없이 살아가고 있는 태희와 태석이.

학교는 다니지 못하지만 아저씨의 도움으로 춥지않고, 배고프지 않게 살아가며 집을 나간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남매랍니다.

퉁명스럽고 거친 태석이, 도희를 언니라고 부르며 잘 따르는 태희

도희는 이제 아저씨와 함께 태석이와 태희를 보러 자주 오게 됩니다. 
서로에게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면서 서로의 아픔을 달래주는 가운데 건널목 아저씨는 이 아파트를 떠나게 됩니다.  

떠돌이생활을 하며 위험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건널목 카펫을 펼치겠노라 하던 아저씨는 

이 아파트를 떠나 다른곳으로 가게 되지요, 

아저씨와의 이별에 당황한 도희와 태석이, 태희는 다시 한번 아저씨를 만나보고자 하지만 아직도 만나지 못했다고 해요, 

오명랑작가는 [이야기 듣기 교실]에 온 세명의 아이에게 건널목아저씨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 오명랑 작가의 이야기가 김려령 작가님의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던 이 건널목아저씨에 관한 이야기는 오명랑작가의 이야기랍니다.  

그러면서 곧 건널목아저씨와 태희와 태석이, 도희의 관계들이 얽히고 얽혀 바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 읽기를 중단 할 수 없는 순간에까지 오게 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는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흥미롭고

또 건널목아저씨를 통해 전해주고픈 작가의 의도가 참 감사하게 느껴지게 되었어요,

 

때로는 힘들고 지쳐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테지요,

어른들도 부족한게 많아 번쩍 안고 원하는 곳으로 옮겨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덜 힘들게 덜 아프게 덜 무섭게 그 시기를 건널 수 있도록 건널목이 되어 줄 수는 있습니다.

친구라도 좋고 이웃이라도 좋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어도 괜찮고 누군가 먼저 내민 손을 잡아도 괜찮습니다.

우리 그렇게 살았으면 합니다.  - 작가의 말-

 

김려령님을 이번 책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세지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어서

작가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졌어요,

저도 아이들에게 이런 건널목같은 엄마, 이웃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됬지요,

 

 



 

건널목아저씨의 도움이 되물림되면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친절과 사랑을 베풀지는 모습이 이 두 그림에서 보여집니다.

페이지상으로 멀리 떨어져있지만 결코 각기 다른 그림이 아님을 발견하면서 얼마나 흐믓했는지요,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어른이 먼저 손을 내밀고

그들이 힘든 세상을 잘 건널 수 있도록 보호를 해 준다면

길을 건너다 다치거나 위험에 처한 아이들이 더 이상 많아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이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라는 bridge over troubled water

팝송이 생각나면서 다리가 되던지, 건널목이 되던지 사람에게는 옆에서 지켜주는 누군가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중반부부터 밝혀지는 오명랑의 정체들을 알아차리면서 작가의 위트를 엿볼 수 있었고

추리소설을 읽는듯한 궁금증과 의문점들을 가지면서 보게 되는 구조가 맘에 들었지요,

불륜스럽고, 허무맹랑하게, 불쾌하게 얽히고 얽힌 구조가 아닌 유쾌하고 따뜻한 얽힘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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