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아빠의 제철집밥
송영섭 지음 / 들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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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면서 친정 식구들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내가 요리를 못한다는 점이였다. 가정 주부를 어머니로 둔 덕분에 주방에는 가까이 할 필요도 없었고, 내 스스로도 할 의지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한다고 선언했을 때 아버지는 가장 먼저, 집으로 들어와 어머니에게 요리를 배우라고 했다. 요즘에도 요리학원을 다니고 있는지 체크 하신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남편은 요리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다. 맞벌이를 하시는 시댁 부모님의 영향으로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은 본인이 직접 해서 먹는 버릇이 잘 들여져 있다. 덕분에 나는 요리에 대한 부담감이 현저히 줄어들어서 저녁 식탁 마저 남편에게 훌쩍 넘겨 주었다. 결혼 초기, 남편은 퇴근 한 뒤 손을 씻고 바로 주방으로 투입되었고, 나는 그 옆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아 수다를 떠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낙 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최근 남편의 퇴근이 조금씩 늦어질때가 있는데, 힘들게 일하고 온 남편에게 음식을 시키는 것이 미안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칼을 들고 가스렌지 불을 켜고 자발적으로 음식이라는 것을 시도하게 되었다. 누군가 '이렇게 저렇게 해!'라고 강요하는 것도 없고 음식을 안한다고 투정 부리는 남편도 아니였고 만들어주면 감사하게 먹어주는 남편 덕분에 식탁을 차리는 일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친정 어머니에게 감사한 마음이 드는 한편, 그저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닌 건강하고 신선한 식탁을 차리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최근에 읽은 '리틀 포레스트(세미콜론 코믹스)'를 읽으면서 동기부여가 되었다. 


일단 월 별로 제철 재료를 검색해보고 메모지에 적어두었다가, 한 주 식단을 정할때 참고하여 식단을 짰다. 평소에 일요일 저녁에 남편과 함께 앉아 냉장고에 들어있는 재료와 먹고 싶은 음식들을 토대로 식단을 함께 짠 뒤에 장을 보러가다보니 한결 수월했다. 


그래도 뭔가 인터넷으로 두서없이 검색하는 제철 재료나 음식이 과연 맞을까 고민하던 차에 만나게 된 책이 '삼시세끼 아빠의 제철 집밥'이라는 책이다. 알라딘 서점에 남편과 저녁 나들이를 나갔다가 구입했다. 처음에 살 생각은 없고, 필요한 부분만 적다보니 책을 통째로 적어낼 기세라 결국에는 구입하게 됬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였다. 앞으로 12월부터 매달 한 달씩 해당 카테고리를 읽으며 '제철 식재료'를 공부해볼 요량이다.


현재 12월 편과 서문을 읽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서문에서 저자가 '제철 식재료'의 정의를 스스로 세우는 과정이였다. 제철 재료, 제철 음식이라는 말은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수없이 듣지만 무엇이 '진짜배기'인지는 알지 못한다. 예를 들어 딸기의 제철이 겨울이 아닌데 일반적으로 하우스 딸기가 겨울에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딸기의 제철이 겨울이라고 이야기하는 현주소를 지적하는데 엄청 뜨끔했다. 


무려 며칠전에 마트에 가서 제철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며 딸기 한 팩을 장바구니에 집어 넣었기 때문이다. 서문을 읽다가 남편에게 "딸기의 제철이 언제인지 알아?"라고 물어보니 남편이 대번에 "겨울"이라고 대답했다. 우리가 먹는 것인데 얼마나 모르고 먹고 있었던 것일까 ? 참고로 바로 딸기를 검색하니 이렇게 나온다. 


"딸기는 25℃ 이하의 선선한 기후를 좋아하는 여러해살이 열매 채소다. 아무런 시설이 없는 곳에서 제대로 익으려면 5월 이후가 된다."


나의 삼시세끼는 이제 시작이다. 힘들게 일하고 돌아오는 나의 남편과 나를 위해, 그리고 언젠가 태어날 나의 아이에게는 소박하지만 건강하고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고 싶다. 제철 음식과 관련된 책은 어마어마하게 많을테지만, 나는 이 책을 처음 만났고 이 책이 나에게 첫 교본이 될 것 같다. 


우리가족이 먹을 식재료는 이제 직접 텃밭에서 키운 작물이나 다른 농가로 부터 구매해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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