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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한 결혼생활 : 신혼편 ㅣ 적나라한 결혼생활 1
케라 에이코 지음, 심영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남편이랑 쉬는날에 알라딘에 갔다가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버린 케라 에이코의 [적나라한 결혼 생활 : 신혼편(21세기북스)]. 아무래도 신혼이다보니, '신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표지에 단번에 눈길을 빼앗겼다.
일본 작가의 이야기이다보니, 아무래도 한국의 문화와 다소 차이가 나서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결혼은 끊임없는 '타협의 과정'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새 집에 테이블 하나를 두는 것, 가사일을 분담하는 것 등등 소소한 것에서부터 각 집안의 차이가 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맞춰 가는 부부의 이야기는 가볍고 밝은 그림체로 시종일관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대신 다소 책 분위기 자체가 가볍고, 한 번 쯤 읽는 것으로 만족할만해서 따로 구입은 하지 않았다.
나와 남편 역시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다른 점도 많았다. 신혼여행을 한달쯤 다녀보니 그 와중에 연애할 때는 알 수 없고, 알 턱이 없는 다양한 차이를 발견했다. 이러한 차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Rule No.00'이다.
당시에 우리가 한창 즐겨보던 미드 'NCIS'의 주인공 깁스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자신만의 룰을 정해놓고 그것을 지키고자 노력하는데, 우리 역시 우리 둘 만의 룰을 정해 꼭 지키기로 정했다. 물론 이 룰들은 주로 내가 제안하는 것이고 어느정도의 협의와 약간의 잔소리가 곁들여졌다.
이를 테면 우리집 룰 넘버 원은 '씻지 않은 상태에서 침대에 드러눕지 않는다', 룰 넘버 투는 '냉장고에 들어있는 물, 우유등 각종 음료들은 반드시 컵에 따라 먹는다' 이다. 이외에도 저녁을 준비하면 설거지 면제등이 있다 ... 처음에는 굉장히 지켜지기가 어렵다. 원래 살던 습관도 있고, 나 역시도 몸이 피곤하거나 귀찮아지면 안 지키고 싶다. 하지만 서로 경계하며 도끼눈을 뜨고 룰 넘버를 외치다보니 이제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지켜지고 있다.
(오 이렇게 쓰고 보니, 남편이 날 굉장히 존중하고 있구나 새삼 느낀다)
아마도 결혼 3년차, 7년차가 되어가고 아이가 생기면 우리가 또 서로 이해하고 극복해야할 문제들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그때에도 룰 넘버를 외치며 잘 타협해 갈 수 있다면 좋겠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