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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이상민 지음 / 푸른물고기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카르마는 아마 희랍어로 '업보'라는 뜻이다. 하지만 외국에서 수입된 개념으로 치부하기에는 한국에서의 의미가 단순하지가 않다. 오히려 한국 사회를 해석하는 주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살면 천벌 받을거야', '죽은 ㅇㅇ이 지금 저승에 가지 못하고 귀천을 떠돌고 있다'같은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식과 '폐교에 나타나는 귀신' '인신매매단' '묫자리'와 같은 민담이 혼합되어 소설을 형성한다.
하지만 흥미성 위주의 소재들 탓인지, 소설은 공포, 스릴러로서 진행되기 보다는 미스테리 심령물 수준에서 그치고 만다. 그것도 딱 90년대 나우누리나 pc 통신에서 쉽게 유행했던 공포물을 장편으로 늘린, 그 이상의 감흥이 없달까. 10년 동안 복수의 칼날만을 갈면서 힘을 쌓아 왔다는 귀신의 모습은 공포스럽기 보다는 낮은 개연성과 전혀 공포스럽지 않은 묘사로 읽는 사람을 섬뜩하게 한다. 그리고 해피 엔딩과 비극의 재래를 암시하는 결말은, 너무 촌스럽지 않은가. 차라리 귀신과 강령을 언급하지 않고 초반부의 긴장감을 그래도 이어가면서 미스터리 스릴러로 나아가는 게 더 나앗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