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한 대역본> 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 영한대역 (영문판 + 한글판 + MP3 CD)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결코 가져본적 없는 원초적인 감수성에 대하여. 

 

 



 




 

 

  

 나는 흙 바닥을 모르고 아스팔트에서 자란 '아스팔트 킨트'를 넘어서, 컴퓨터를 통해서 대부분의 경험과 지식을 얻은 '모니터 킨트(유형진 시에서 유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집에서 컴퓨터를 했고, 컴퓨터를 하지 않는 시간이란 학교 갈 때, 학원 갈 때, 부모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뿐이었다. 컴퓨터는 나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였고, 와인씨였으며, 때로는 윌로 존이기도 했다.



 그렇게 자란 내게 인디언 소년이란 SF소설의 주인공보다도 먼 존재다. 작은날개와 나의 공통점은 황인종이라는 것. 그뿐이니까. 낭만으로 포장되는 인디언들의 삶은 기계문명의 산물인 나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미지의 것이다. 오히려 소설 속의 '정치인'으로 명명되는 근대문명의 총아들에게서 나를 발견한다. 그들은 대개 부패하고, 속물이다. 마치 나처럼. 인디언들을 기존 터전에서 쫒아내고, 작은 날개로 명명되는 인디언들을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화시켜 말살시켰다. 인디언은 순결한 피해자로서만 존재한다.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인디언도 아닌 우리들이 지금 와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산 속으로 은거하는 삶을 살기 위하여라 말 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실제 인디언이 그렇게 살았는지는 불분명하다. 교과서에 실린 인디언 추장이 '땅은 사고 파는 것이 아니오~'라는 글 역시 인디언이 쓴 것이 아니라 백인 인디언 운동가가 만들어낸 말이다. 부족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소설과 달리 현실에는 그저 재미로 들소들을 절벽에 몰아 떨어뜨린 인디언도, 동족과 끊임없이 전쟁하던 인디언도 있었다. 자연과 교감하는 순수한 인디언은 영화 '아바타'에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는 우리가 결코 가져본 적 없다고, 혹은 어린 시절 있었지만 사회에 찌들어 가면서 상실했다고 생각하는 그런 따뜻함을 인디언과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서 대리만족하고 있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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