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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평점 :
소설을 읽고 과제를 제출할 때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 자신의 감상을 올릴 때, 물론 위의 '네가기 질문'을 모두 망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미리 그런 내용을 알아둔다면
독후감 작성의 첫걸음이 한결 수월할 것이고 다른 사람의 감상문을 읽을 때도 어떤 점에
착안해서 논의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접근 방식이 엉망진창인 악평이 눈에
띄었을 때는 쿨하게 제쳐버릴 수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이, 이를테면
'진화'라는 관점 한 가지로만 입이 험한자에게 엄청 욕을 먹고 있을 때는 다른 세 가지
접근법을 활용해 옹호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런 무기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네 가지 질문'이다. - p 23
<히라노 게이치로의 소설읽는 방법>은 <책을 읽는 방법-슬로리딩>으로 반향을 주었던 히라노 게이치로의 신간서다.
이 책은 상업적인 마케팅 포인트가 정확히 설정된 이후 출간된 기획서로 보이는데, 최근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에 정갈하게 잘 짜여진 서평을 올릴 수 있는 기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도입부의 개론 설명에 비해, 실천편에 소개된 9편의 소설 분석은 무척 흥미를 끈다. 작가는 네 가지 질문으로 소설의 깊이를 읽어낼 것을 주문하는데, 그것은 메커니즘(작가 편에 서서 구조를 파악한다), 발달(작가의 인생에서 작품의 발표 시기와 테마의 발전을 추구한다), 기능(작품이 독자에게 미치는 영행을 생각한다), 진화(사회, 역사, 문학사적 맥락에서 소설의 위치에 접근한다)이다. 인용된 작품은 일본소설 여섯편과 서양소설 세편인데, 제시된 단락들이 각각의 분석틀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내용과 형식도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그래도 소설이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어떤 발전을 이루어왔으며, 한 작가의
작품이 어떤 식으로 성장해가고 또한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단이 있고 그것을 잘 알게 되면 소설을 사랑하는 방법이
변화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 p 49
======== Impressions ==========
이런 시대에 소설은 그야말로 '작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광대무변하고 복잡하기 짝이 없는 세상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마음속 깊은 밑바닥을 누구의 손 안에라도 들어갈 만큼 작은 사이즈로 압축해서 농밀한 시간과 함께 체혐하게 해준다. 그것이 소설이다. - p 14
한 번 꾼 꿈은 지나가지 않아. - p 158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 말과 글은 더욱 메마른 것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건 하루당 정보처리량이 10년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가운데서 말과 글 자체가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맹렬한 기세로 점점 더 속도가 빨라지고, 그것을 미처 따라잡지 못하는 언어는 차례차례 밀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다뤄질 수 없는 것이, 아니 어쩌면 거기서 다뤄질 수 없는 것만이 문학의 테마가 될 것이다. - p 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