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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니, 소실점 뒤의 오브제를 위한
이선락 지음 / 문학의숲 / 2025년 9월
평점 :
큼직한 여백에 촘촘히 박혀있는 글씨와 점과 도형과 입체들 쓱 훑어보고 참 이상하다 생각하고
시에서 보이지 않는 오브제가 궁금했다. 그래서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궁금이 넘쳤다.
슬픈 것도 같고 어긋난 평행 같아서 끝에 가면 만나기도 하는 나름대로 느낌을 가져 본다.
앞에서 안보이면 뒷장을 넘겨보라. 구멍 난 곳을 한 참 보다 보면 앞이 보이는 시,
소풍날 아이들이 바글바글 운동장을 가득채운 시,
이 이상한 시집은 입체다. 앞과 뒤가 통해 있고 글과 그림이 여백에서 움직인다.
철조망에 빨강 피가 나는 시도 있다. 큰 글씨에 아주 작은 벌레 같은 글씨가 책속에서
튀어 나올 것 같은 시도 있다. 우는 것도 같고 웃고 있는 것도 같은 이상한 시집.
21세기에 이상을 만나고 싶은가?
그림 속에 들어가고 싶은가?
시를 야금야금 씹어 먹고 싶은가?
이선락 시인의 심포니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