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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1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동조자라는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스파이 주인공이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쓴 작가가 베트남계 미국인이더군요.
그것도 베트남 전쟁 때에 태어난 작가라고요. 기억도 못 하는 어린아이였던 작가지만 그 후 미국으로 오게 되고 미국의 삶과 그의
베트남인이라는 정체성에서 동조자라는 소설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하더라고요.
동조자의 주인공인 나의 고백으로 앞부분이
시작합니다. 베트콩 수용소에 갇혀있는 그의 고백은 CIA이며 베트콩인 이중간첩이라는 사실이죠. 나는 어린 시절부터 삶이
이중적이었습니다. 생물학적인 아버지는 프랑스인이 가톨릭 신부였고 어머니는 베트남인이었죠. 그 시절 혼혈의 삶은 매우 힘들었습니다.
나는 혼혈이라는 미명 아래서 베트남에서 차별받았고 그 와중에 친구 두 명을 사귀었고 젊은 날 간첩이라는 길을 택합니다.
공산주의에
빠져들어 친구 만과 함께 북베트남의 정보 간첩이 되지요. 이 시기는 북베트남 남베트남이 갈라서 싸우던 시기고 미국이 참여하여
이후에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게 되었습니다. 친구 본은 아무것도 모른 채 만과 나와 함께 남베트남의 군인으로 갑니다. 처참하고
황폐한 베트남 전쟁의 시작으로 그들은 많은 갈등을 겪게 되고 또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나는 CIA 공작원인
클로드를 만나게 되고 워낙 뛰어났던 그는 미국으로 가서 CIA 요원이 됩니다. 북베트남 간첩, 남베트남의 군인이었고, 끝내
미국에서 CIA 요원이 되지만 베트콩에게 정보를 넘기고 CIA 요원도 베트콩 간첩도 전부 완벽하게 완수하고 있었지만 한 사건을
계기로 그의 정체성은 심한 갈등이 오게 됩니다. 자신은 어느 부분에 속할 수 있는 가?
사실 그의 삶은 어린 시절부터
모순적이었죠. 나가 태어난 계기는 프랑스인 신부가 13살의 베트남 여자아이를 임신시켜 태어나게 한 것이고, 베트남 사회에선
혼혈이라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미국으로 건너가지만 거기서도 혼혈이라고 차별받는 나. 주인공 나는 어딘가에 속하고 싶지만 속할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격변기의 시대와 전쟁을 겪으면서 갈등하는 사회와 인물을 그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그가 베트콩 수용소에 갇히게
된 이유는 그런 동조적인 그의 정체성이 그려졌기 때문이죠.
베트남 전쟁은 미국이 최초로 패배한 전쟁으로
기록되어있습니다. 매번 우리는 베트남이 쓴 베트남 전쟁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쓴 베트남 전쟁과 미국에서 그린 영화와 소설로 베트남
전쟁을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 또한 미국과 함께 참여한 베트남 전쟁으로 동맹국이었고요. 작가가 베트남인이라는 부분에서
동조자의 의미는 좀 달랐습니다. 작가 자신도 베트남인 동시에 미국인이고, 소설이 진행되면서 어느 부분에서 바라본 동조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소설 속 나를 통해서 작가가 그려낸 모습은 베트남인으로서 바라본 미국의 시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인종
간의 갈등과 그 내면의 이익을 쫓는 모습. 이민자들의 어려움. 서양인이나 제3의 외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소설이라는 점이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소설이지만 기록이 될 수 있고 그런 부분이 새로운 목소리를 내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생각의 폭을 넓혀주게 된 소설이죠.
아직도 변함 없는 여러나라의 전쟁과 사회의 갈등을 생각하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동조자는 소설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니라 주체였던 베트남의 한 부분의 경험과 역사가 묻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책장의 마지막에 나의 시선은 어디로 향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