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갸루
그저, 그 자체가 불행이었다
애써 지난 일을 잊으려 몸을 움직였다
덕분이라고 해야 할지 욕구가 넘실댈 여력도 없었다
이유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돌려주러 갈 때를 대비한다고 치부했다
사소한 일 하나하나에 짜증이 솟고 그걸 참기가 어려웠다
이제는 망령이 된 어린 시절의 기억처럼 그들에게서 영영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일상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공허한 걸까
떠날 때 붙잡으면 됐을 텐데 왜 잡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밀어붙이면 혼란스러워하다가 넘어왔을 터였다
옆집 남자
서툰 키스에 호흡이 딸렸다
다른 이와 타액을 나누고 숨결을 섞는다는 게 싫지 않았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 들어간 곳은 침실이었다
역시 그런 눈이 어울리지
상견례 자리에서 무슨 인형처럼 가만히 있던데
대외적인 이미지는 그런 쪽인가?
고작 키스만으로 흥분했는지 아까와는 다른 열기가 느껴졌다
통금 어기면 쫓겨나나?
그래... 그냥 몸만 섞으면 됐지, 뭘
아직 뭐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이러면 어떡하려고 그래
거기에 어떤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욕구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