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페이지 독서력>, <실행이 답이다 >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1만 페이지 독서력 - 나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습관
윤성화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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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을 대했을 때는 이런 소재로도 책이 나올 수 있나? 하는 의아스러움 이었다. 

책이야 읽으면 되는 것을, 무슨 책읽는 것에 대한 책이 있단 말인가?! 

게다가 거부감마저 들었던 것은, 굳이 '1만 페이지'라고 해서 책을 물리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듯한 제목이었다. 불쾌할 지경이었다. 아마, 서평단으로서 책을 꼼꼼히 읽게 되지 않았다면 그다지 관심을 갖고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다.  

  나는 책에 굉장히 집착하는 성격이다. 도서구입비로 월간 지출하는 비용도 너무 과하다. 나 자신의 소득수준으로서는 스스로 경악스러울 때가 있다. 그야말로 '막 질렀던건 아니었나?'하고 스스로 구입목록을 다시 확인할 만큼 도서구입비로 들어가는 카드값은 무모하다. 그야말로 소득의 대부분이 도서구입으로 들어갈지경이라, 늘 책을 끊어야지.. 책을 끊어야지... 이건 과소비에 중독... 라며 스스로의 정신상태를 염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미친 책사기는 결국 이어지고 만다. 왜일까? 책에는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 새로운 이야기와 새로운 생각들이 있다. '1만 페이지 독서력'마지막 부분에 나온 것처럼, 저자와의 대화라는 개념으로서 책을 대하는 즐거움은 세상 무엇보다도 농밀하다. 같이 이야기 하는 것 조차 한심한 사람과 잡담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잔인한 형벌이다. 하지만 이야기에 빠져들어갈 만큼의 유능한 사람과의 대화는 인생의 축복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생 대부분의 만남은 전자의 경우에 가깝다. 그래서 늘 책에서 위안을 찾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이 책을 처음 접하면서 그리 탐탁치않게 바라보던 나는, 금새 이 책과 친해졌다. 일단 책을 읽자는 내용의 책인 이 어의없는 주제의 책은, 문장이 깔끔하다. 읽기도 수월하고 요지도 명확하다. 모르면서도 아는 척, 없으면서도 있는 척 하는 치졸한 문장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래서 이 책은 문장을 읽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읽다보니 책에 대한 열정이나 관심이라는 측면에서 소위 '아다리'가 맞았다. 관심사가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과 평생지기 친구처럼 금새 친해졌다. 게다가 내용도 쉬운 편이라 술술 읽는데 전혀 어려움은 없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책이야기. 이 책은 바로 그런 친구가 되어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굳이 왜 '1만 페이지'라고 했을까? 그건 아마도 그 수치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책과 멀어져버린 사람들에게 하나의 목표를 제시하면서 내용에 빠져들기 보다는 일단 양적으로 만족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상징이 아니었나 싶다. 매일 꾸준히 읽어가다보면 1년에 그만큼 읽을 수 있으니, 계속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목표를 정해주는 셈이다. 그렇게 본다면 그리 경박한 제목이라고만은 할 수 없으리라 싶다. 

  이 책은 재미있다. 아마 책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제법 신이 나서 읽으실 수도 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하지만 별다른 기술적인 팁이 많은 것은 아니다. 기껏해야 독서분량을 기록하면서 계속 읽어가는 정도? 그래서 굳이 자기계발의 요령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오늘날 우리에게 책읽기는 무엇이고 책읽기가 즐거운 이유에 대해서 소소하게 이야기 해 주는 정도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자신을 돌아보고 책읽기의 계기를 제공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어떨까 싶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도록 계기를 갖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니까. 

  쉽고 재미있어서 금방 읽었다. 그것도 제법 몰두해서. 대충 생각해 보니 나도 2주에 책을 한권정도 읽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업무 외에 짬짬이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다보면 대체로 그정도 기간에 책을 한권 읽게 된다. 대중교통 이동시간, 약속장소에서 사람을 기다리면서. 늘 하는 이야기지만 내 경험상, 가장 책읽기 좋은 장소는 지하철이다. 일단 사람들이 많아서 외롭지도 않고 풍경이 있는 곳을 지나갈 무렵이면 뭔가 아스라한 분위기가 들어 좋기도 하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좋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그러한 공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책읽기를 해보시지 못한 분들은 그런 생활의 즐거움을 모른다. 자신의 인생이 충실해지고 있다는 느낌. 지루할수도 있는 시간이 금방 금방 지나가는 즐거움. 그렇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인생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괴로워하시거나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자 하시는 분들이 출발선사에서 계기삼아서 읽어보시기에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시시한 연예토픽 프로그램을 보는 시간보다는 나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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