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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명상을 가져오는 법 -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하루 15분의 기술
이강언 지음 / 고즈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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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를 쓰면서 혼자 되뇌이고 있는 말은, '말조심, 글조심, 말조심, 글조심...' 

  늘 그렇듯,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체성이 조금 모호한 책이다. 

  명상에 대한 책인듯 싶은데, 책의 반은 명상은 좋다는 두서없는 이야기, 그 다음에 명상에 대해서 조금, 그리고 그 다음은 음식과 기초적 요가관련 글 아주 약간. 그리고 끝. 

  명상이 좋다는 이야기와 명상에 대한 내용도 실체적인 면에서 약간 모순이 느껴진다는 인상이 있다. 예를 들어 보라 하시면... 모순이라 느껴져서 모순이라 한 것이온데.... 라고 하면 한대 때리고 싶어질 것이니.... 명상은 좋다는 도입부의 이야기가 사실 책의 반을 차지한다. 총 247페이지에서 130페이지가 도입부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조던의 이야기라던가 박찬호 선수의 이야기라던가를 통해서 명상은 성공에 큰 역할을 한다, 라는 메세지를 담는다.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세상의 성공이란 진정한 행복에 있어서 중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마치 뭔가 해탈한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떡밥과 이미지 관리의 차원에서 나타나는 부조화랄까... 

  책의 곳곳에는 저자의 깊은 사색과 경륜에서 풍겨나오는 듯한 깊이보다는 이런 저런 세상의 권위에 기대어 '명상은 좋다고 했잖아~ 거봐, 좋다니까~ 유명대학에서도 좋다잖아~'라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 짙게 흩뿌려 있다. 130페이지의 전혀 중요하지 않은, 상식수준의 이야기를 읽다가 지쳐서 겨우 본론인가 하고 들어간 부분의 명상에 대한 이야기 부분에서도, '호흡은 중요하다', 라고 하면서 담배는 호흡이 필요한 순간에 찾게되는 것 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호흡에 대한 이야기는 이 이야기 정도가 인상적이고 그 외에는 글쎄... 시간을 정해서 지루하지 않게 호흡을 하는 연습을 하라는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 정도의 이야기가 전부,라고 느껴졌다. 

  그러면서 명상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본격적으로 나오려나 했더니... 명상 이야기는 어느새 시작과 함께 요가와 식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버린다. '철들자 노망',이라는 속담이 떠올랐다. 아이구야... 

  사람 몸에 음식이 중요하고 인스턴트 식품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 굳이 책을 사서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는 것이었는지에 대한 의혹과 요가에 대한 이야기도 뭔가 겉돌다 뜬금없이 끝나버린 독서에서 나는 당혹스러웠다. 이 책은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면서...  

  심신이 괴롭고 고통스러워 명상에 눈을 돌릴 때, 인간과의 관계와 자신의 삶에 대해서 혐오를 느껴 명상에서 답을 구하고자 할 때, 과연 '세상 모두가 평화롭기를...'하면서 우아하게 명상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도 모르겠고, 자신의 선언문을 생각하며 명상을 시작하자는 것도 또다른 집착으로 인한 번뇌의 시작이 되는건 아닌가 싶었다. 

  금강경 말씀에, '상'을 버리라는 말씀이 있다. 밥상, 책상, 도 아니고, '개근상', '우수상'도 아닌, 자신의 존재가치로서의 이미지를 말한다.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를 받아들이고 바라보라는 말씀 비슷한데, 그 깊이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깊어서 나같이 무식한 사람은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안내하는 명상에서는 이 '상'이 너무 짙게 느껴졌다. 글쎄... 부처님 가르치심 따라 매일 참선하고 큰스님께 혼나가며 수행하고자 애쓰며 살아온 내 지난 인생의 세월이 너무 가벼운지는 몰라도 적어도 한참 부족한 나는 그렇게 느꼈다.

  물론, 종교서적이 아닌 다음에야 법구경이나 숫타니파타를 통한 이야기를 하기도 껄끄러웠을 것이고,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화두수행에 대해서 말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와 더불어 명상에 대한 이야기도 빠져있다. 적어도 내가 큰스님께 혼나며 익혔던 명상으로는 그렇다. 

   명상하면 성공한다니까~ 라는 느낌으로 다가온 책은, 그 명상 자체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끝났다. 그렇다면 서평을 써야 하는 나는 이 책에 대해서 무얼써야 하는걸까... 저자께서는 무척 애쓰시며 책을 쓰셨을 것이고, 출판사에서는 책의 반응에 대해서 굉장히 예민할텐데... 그 고민으로 난 3일을 깊이 명상해야 했다. 이것이었을까? 이 책의 숨은 뜻은 명상을 직접 체험하게 해 주려는 의도였던가? 하면서...

  성공을 갈망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한가롭다. 그래서 답답할 것이다. 반면, 이미 성공한 사람의 공허감에게 이 책은 시시하다. 그래서 또한 답답할 것이다. 그리고 참선수행을 익히는 재가신도들에게 역시 이 책의 명상내용은 거북하다. 그래서 결국 답답할 것이다. 

  명상은, 결코 책을 보거나 혼자 자기 깝냥으로는 바르게 깊어질 수 없다는 것이 무식하고 지려천박한 나의 경험적 고백이다. 세상에는 본디,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없는 것이 있기 마련이니까. 명상은 바로 그런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유와 행복을 위한 과정에서의 명상에는 스승이 필요하다. 삿된 수행에는 죽비로 후려쳐주시고, 바른 수행 끝에는 차를 한잔 내려 주실 그런 훌륭한 스승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세부터 시작해서 마음공부까지 바르게 한발 한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많은 명상에 대한 담론을, 나는 이 책에서 결국 찾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명상의 필요를 절실히 느껴서 지금 이 책을 알아보고 계시는 분들께 한가지 명상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어쩔 수 없이 이런 극찬과 거리가 먼 글을 써야 하는 죄스런 마음에. 

  간단하게 말해서. 하루 30분 정도만 108배를 해 보시라. 그냥 천천히 108배의 리듬에 호흡을 맡기시고 천천히. 기독교 신자시라고 해도 절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시진 않으셨으면 좋겠다. 불가에서의 '절'이란, 불상 앞에서 복을 빌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상을 버리고 집착을 버리고자 하는 수행의 방편일 뿐이니까. 우상숭배는 결코 아니다. 불가에서는 불상이 십자가만큼의 절대성을 갖지 않는다. 그러니 절하는 것에 오해는 마시길.108배를 하시며 마음을 비우고 몸을 비우는 과정이 거룩하시고 존귀하신 하나님에 대한 배교행위는 절대 되지 않을 것이다. 죄사함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주님의 복음은 아직 유효한 것이니까. 그리고 주님을 영접한 마당에, 은혜를 값없이 주시는 아바 아버지께서 그런것 이해못하실 분은 절대 아니시니까. 

  명상은 그냥 '해야' 하는 실천이다. 책을 아무리 100권 넘게 읽어도, 한번 가부좌틀고 앉아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는 1분만 못하다. 명상이 필요하시다면, 일단은 108배부터 자연스럽게 호흡하시며 시작해 보시는 것이 어떨까 하고 권해본다. 그런 실천 앞에. 명상도서란 사실 빛을 잃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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