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 I LOVE 그림책
매리언 데인 바우어 지음,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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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 딸이 두 살 될 무렵,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는 책을 읽어 주었다. 여기 알라딘 서점에서 유아용 추천도서로 인기를 모으던 책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를 둘째 아이 윤주가 좋아라 한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의 속편으로 나온 책이라하여 보자마자 알라딘에서 주문해버렸다.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는 아이가 사물을 인식하고 주위의 모든 것들에 대한 이름을 알아가기 시작할 때쯤 읽어주면 참 좋은 책이다. 엄마의 사랑, 아빠의 사랑, 언니의 사랑이 각 각 어떤 빛깔이며 어떤 냄새를 가지고 있는지 사물의 특질과 느낌을 통해 알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해님이 눈부시게 푸르른 날을 사랑하듯이, 꿀벌이 향기로운 꽃을 사랑하듯이, 목마른 오리가 시원한 소나기를 좋아하듯이, 새가 즐겁게 노래하는 걸 좋아하듯이 등 등 이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이 연관되어 그 속에 사랑이 존재함을 가르쳐준다.  

 둘째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이 책을 펼치려 하면 벌써 아이는 큰 목소리로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라고 외친다. 그리곤 뒤돌아 내 얼굴을 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은 책 속에 나오는 어린 소녀보다 더 사랑스럽다. 내가 책장을 넘길때마다 그 장마다 나오는 그림을 보며 아이는 신나게 이야기를 한다.  아직 세 돌이 안 된 만 30개월인 아이는 글씨를 읽을 줄 모르지만 그림마다 나오는 시 같은 표현을 알고 있다. 나보고는 말하지 말라하며 자기가 모두 읽고 크게 웃는 모습이 참 해맑다. 난 내 무릎에 앉은 아이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내 아이만의 향기를 맡으며 마냥 행복에 겨워 빙그레 미소만 띠울 뿐이다.  

이 책은 아이들 자신이 얼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를 느끼게 해 준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순간, 아이는 이미 다른 이들을 사랑할 준비가 된다. 사랑받고 사랑줌을 배우는 책!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  이 깨달음은 아마 아이뿐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 도 필요한 것이리라! 우리는 삶을 살며 당연히 사랑받고 남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사소한 말로 싸우고 시기하고 질투하며 남이 잘 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어른들에게 이 책을 한 번 읽어준다면? 비록 어린아이가 읽는 책이라고 수준을 비아냥거리고 무시한다 하더라도 마음 한 구석에 숨어있는 어린 시절의 해맑고 순수한 마음이 되살아나 막 꿈꿀 것이다. 책 읽어주는 이가 '팔랑팔랑 춤추는 눈송이들이 추운 겨울을 사랑하듯이 너를 사랑해'라고 말한다면 사랑하는 연인 사이가 아니더라도 '아! 내가 말갛고 예쁜 눈송이들이 추운 겨울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도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느끼며 가슴 한 켠이 따뜻해 질 것이다.  

얼마나 훈훈한가! 이 추운 겨울날 사랑을 느끼며 마음의 포근함을 충만히 느낀다면 말이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이 책을 주위 어린이들에게도 적극 추천하지만, 아울러 마음 삭막한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의 별이 다섯개다.  

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의 원조 격인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아이의 온몸 구석구석까지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책이기 때문이다. 마음 깊은 곳, 손가락, 발가락, 울때, 심술을 부릴 때, 네 코, 귀, 머리카락 모두모두를 사랑한다고 노래하고 있다. 얼마나 그 마음이 예쁜가? 아이가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이 책을 큰 딸에게 읽어줄 때 나는 이야기 문구가 얼마되지 않아 노래로 만들어 불러 주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마음 깊은 곳부터 온몸 구석구석까지 너를 사랑해'라고 하면 우리 큰 아이는 응석하는 소리를 내며 내 얼굴에 와 자신의 얼굴을 막 부비곤 했다. 참 좋았다. 그 책을 볼 때면 우리 신랑에게도 가끔 한 소절씩 불러 주었다. 나보고 주책이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은지 얕게 볼우물이 패이곤 했다.  큰 딸 지윤이는 이 책을 옆에 끼고 살며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였다. 노란 짧은머리의 작은 남자아이와 갈색 곰인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앞니가 하나인 그 아이도 좋아했지만, 옆에 끼고 목욕도 함께하는 곰돌이를 더 좋아했다. 그리고는 우리집에 있는 큰 곰돌이 인형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신랑과 연애시절 내가 생일 선물로 주었던, 나의 신랑에 대한 사랑이 가슴속 하트 모양 속에 숨겨져 있는 곰인형을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사랑한다. 그 사랑 속에 태어난 우리 아이가 다시금 그 마음을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배우는 첫번째 상대는 바로 엄마다. 엄마는 자신만이 아닌, 아이 주변의 다른 것까지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하는 임무가 있다. 그 임무를 굳이 아이에게 하나하나 가르치려하지 않아도 스스로 느끼고 배우게 해 주는 책이 바로 이 두권의 <사랑해> 시리즈이다.  

이 책이 더 사랑스러운 이유는 맨 앞에 있는 세 줄의 이 글 때문이다.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에게" 

난 맨 첫장을 펼칠 때마다 우리 아이를 꼭 껴안아주면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지윤, 윤주에게"라고 읽어주었다. 그러면 두 아이는 두 눈이 실눈이 되어 감길 정도로 웃으며 좋아한다. 세상에서 자신을 그렇게 사랑해 주고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이가 있다하는데 행복해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이 두 책은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꼭 있어야할 책이다. 우리가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지, 사랑받고 있는지 노래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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