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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대리언 리더 지음, 배성민 옮김 / 까치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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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광기란 무엇일까?

일상생활 속에서 알거나 혹은 모르는 사람들이 행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마디로 일축하곤 한다. "미친 것 아냐?"

광기는 일상 속의 가벼운 '미친 짓'으로 부터 알수 없는 말을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이상한 옷차림을 하며, 갑작스럽게 폭력적으로 돌변하기도 하는 본격적인 '병적인 증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읽혀진다. 그렇다면 '병'으로 규정할 수 있는 경계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 것일까. 일반적인 이해의 범위를 넘는다고 해서 모두 정신병적 광기라고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타인에게 해를 입히기 전까지는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모두 광기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오늘날의 우리는 사회규범을 따르지 못하는 상태의 사람들을 '정신병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 뿐만아니라, 시대는 정해진 답만을 원하는 경향이 있으며, 정해진 룰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비정상이라는 틀로 묶어, 치료적 행위가 필요하다고 보는 경향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저자는 망상과 일상이 동시에 스며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 '망상하는 자'를 정신병자로 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물음으로 책의 서문을 시작한다. 정신병이라고 명명되는 광범위한 증상들과, 그에 따르는 치료적 행위의 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해 이 책은 기획되었다 라고 보여진다. 정신분석의 기초개념과 기본틀을 살펴보고, 정신병이 진단되는 과정과, 정신병의 증상, 여러 요인들에 의해 정신병이 촉발되는 과정을 지나 광기의 세 사례를 살펴보는 것으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저자는 정신병이라고 진단되는 오늘날의 광범위한 증상들은 오남용되고 있으며, 그것은 환자라고 명명되는 개인을 위한 최선의 치료, 혹은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범주로의 회귀를 위한 도움이 아닌 '치료자' 혹은 '치료제'에 종사하는 일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그와같은 오남용이 횡행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자신이 혹은 주변 사람이 정신병을 앓고있다고 여기는 많은 이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채, 자기 자신과 주변사람을 정신병의 틀에 가두며 안도하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문제가 존재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병에 의한 것이며, 이러한 병은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안도'가 필요한 것이다.

 

독특한 문화와 관습 따위의 다름을 배재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사람은 기질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모두 다르다. 비정상이라는 범주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각기 다른 개인을 통합할 규범이 필요한 것이고, 사회적 규범에 의한 정상이라는 범주는 한 개인이 시스템에 맹종해야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

또한 정신병으로 분류되는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되돌리기를 진실로 원한다면,  정신병의 치료에 있어 '각자의 독특함'이 고려되어 치료행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 개인에게 발현된 비정상이라고 보여지는 어떤 '증상'이 문제가 아니라, 증상과 개인의 관계를 중요시 할 때 이른바 치료적 행위가 탄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가벼운 불안증에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광기의 획일적 범주의 증상들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받아들이는 개인 즉, 주체의 태도와 주체에 맞춘 치료행위가 중요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때 광범위한 정신병의 범주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발현된 정신병에 대해 올바로 진단하고, 환자 개인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 기질을 고려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갈수록 광범위하게 만연하는 정신병을 줄일 의지가 과연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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