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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평점 :
아빠와 단 둘이 스쿨버스로 전국을 떠도는 코요테.
이 소설은 어느날 밤 ' 만약 가족들이 불행한 일을 당해 나와 딸만 남는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작가의 우울한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나도 가끔 비슷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갑작스런 이별에 대한 두려움과 조심 때문에 나는 되도록이면 좋은 감정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화는 절대 다음날까지 가지고 있지 않도록 한다. 전화통화를 화내는 걸로 끝내지 않고 만남의 마무리는 최대한 좋게 하려고 한다.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지만 마지막은 우리에게 허락된 것이 아니기에..
코요테는 우연히 고양이(냥이)를 만나게 되고 좋아하는 책 제목을 따라 '아이반'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
코요테와 아이반의 만남, 아빠 로데오와 아이반의 사귐.
아이반을 반려동물로 키우고 싶은 코요테가 로데오를 설득하는 세마디.
"난 얘가 필요해"
로데오는 입을 벌린 채 멈췄다. 눈에 주름이 졌다.
"나한텐 얘가 필요해." 다시, 좀 더 부드럽게 말했다. 목소리가 조금 갈라진 것이 놀라웠다. 나도 모르게 목이 메었다. 눈이 젖어 재빨리 깜빡여야 했다.
로데오는 눈물이 글썽이는 내 눈을 들여다봤다.
"그래." 그가 말했다. "그게 문제라고. 잃을 수도 있는 걸 필요로 하는 건 좋지 않아."
"부탁이야, 로데오." 나는 늘 사랑이 가득한 로데오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 꼬맹아." 로데오의 목소리는 속삭임과도 다르지 않았다.
사랑이 그리운 이와 이별이 두려운 이의 감정선이 눈물나게 하는 표현들이 순간순간 튀어나와 내 감성을 자극하고 뭉클하게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주변의 냥이집사들을 보며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생겼더랬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이반이 스쿨버스에서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두명의 집사를 만나는 과정들이 절로 미소를 띄게 하며 집사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킨다.
가족을 잃은 슬픔과 그리움, 상실과 회복에 대한 내면 깊숙한 감정과 느낌들이 광할한 대지를 가로지르는 스쿨버스의 바퀴를 타고 구름처럼 흐른다.
"희망이 없다고?
희망이란 주차장의 담배꽁초 같은 거야.
열심히 찾아보면 항상 있어."
어느날 주어진 미션을 목숨걸고 달성해야하는 코요테의
만남과 모험과 희망의 이야기가 나를 울다웃게 하며 마지막까지 책을 놓지 못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