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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정아은 지음 / 마름모 / 2023년 10월
평점 :
정아은 작가의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는 생각보다 진지한 책이었다.
아니, 진지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이 책은 작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뇌와 성찰을 비장하게 그린 에세이다.
유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유머조차 비장함에서 비롯된다.
정아은 작가는 장편 소설이 공모전에 당선되며 데뷔했지만, 지난 십 년간 소설은 물론이고 에세이, 논픽션, 칼럼 등 전방위 글쓰기를 해 왔다.
장르는 다르지만 웹소설을 쓰는 나도 공감하며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글귀가 정말 많았다. 그런 부분을 밑줄을 그어놨는데, 사실 이 책은 내용 전부를 밑줄 그어야 할 정도로 100프로 공감하면서 읽었다.
왜 글쓰기는 시작이 어려울까?
모든 작가들의 난제일 것이다. 나만 해도 책상에 앉아서 곧바로 글쓰기에 돌입하는 일이 전무후무하다.
글을 쓰려고 앉으면 왜 이렇게 딴짓만 하고 싶은지, 인터넷에는 왜 이렇게 재미있는 기사가 많은지, 유튜브와 인스타에는 어쩌면 그리 신기한 영상이 많은지.......
잘 쓰고 싶은 마음이 강할 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작가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이런 다음과 같다.
잘 쓰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무조건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쓰는 것이 중요하다.
문학상을 받은 작가도 매일 원고 거절을 두려워하며 산다는 건 몰랐던 사실이다.
초보 작가와 마찬가지로, 얼마의 경력이 쌓였든 출판사에서 원고를 거절당하는 것이 일상이라는 것은 냉혹한 현실이지만, 작가는 이것이 작가로 살아간다는 일의 본질이라는 걸 깨닫는다.
"작가라는 직업의 비밀은 거절에 있다"
거절에 익숙해져야하는 게 작가의 숙명이다.
그러므로 내 원고를 거절당했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도 없고 또 다시 묵묵히 다음 작품을 쓰고 내 원고를 받아줄 출판사를 찾아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것이 작가의 삶이라고 생각하니 슬프기도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그냥 이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또한 작가의 운명이다.
작가의 삶에 관한 놀라운 통찰과 깊은 사색과 경험담으로 가득찬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는 모든 작가들이 꼭 한 번씩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