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화원 북멘토 가치동화 3
이병승 지음, 원유미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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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놀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내내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정리해고가 생각났다. 기업들은 경비절감을 위해서 가장 먼저 근로자들을 정리해고 한다. 내가 고용주의 입장에 서본적이 없기에 그들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할 수도 비난할수도 없는 것 같다.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의 삶과 사연은 이미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여러차례 봤기에 얼마나 힘들지는 상상이 간다. 집안의 가장이 몇 개월 동안 월급 한푼 가져오지 못한다고 생각을 해보면 모두가 알것이다. 책에서는 바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미래 자동차회사의 사장인 아버지를 둔 민수와 그 회사의 근로자였다가 정리해고 당한 아버지를 둔 억삼이(륜), 그들은 어릴적 영원한 우정을 다짐한 친구다.

 

할아버지의 대를 이어 아버지까지 미래 자동차를 운영하고 있기에 아버지는 자신이 걸어온 코스대로 민수가 따르기를 강요한다. 아버지로서의 애정보다는 경영 후계자로 키워내고픈 것이 아버지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고향에서 서울로 다시 중국, 거기서 미국으로 갔다가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민수가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는 영 못마땅한 눈치시다. 그리고 처음 학교에 간 민수는 억삼이란 친구와 잘 지내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그러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억삼이가 어릴적 자신의 단짝 친구 륜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억삼이와 반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던 친구들의 아버지가 정리해고되어서 천막 농성을 하고, 가족들이 모두 힘든 상황임을 알게 된다.

 

민수는 자신의 아버지가 냉정해 보이긴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닐 것이라고 수차례 말하지만 아이들과 억삼이 아버지의 말을 듣고 보면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그러던 차에 민수는 정리해고 문제를 연극으로 표현해서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

 

물론 아이들의 이런 연극이 어른들의 상황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근로자에게 힘든 상황이 있는 것처럼 고용주에게도 그들의 이야기가 있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 연극을 통해서 민수는 자신이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오늘의 변화가 앞으로의 변화에 초석이 될 것임을 말한다.

 

만약 어른들의 문제가 아이들의 연극으로 극적 해결을 보았다면 분명 감동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이야기를 끝맺었다면 개연성과 현실감을 떨어졌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책이기에 오히려 이런 현실적 결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노사분쟁은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 사이의 이견차이를 좁히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을 결코 내 일이 아니기에 무관심으로 치부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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