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 지구촌 부모들의 미래 교육 트렌드
송은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우리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지금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책 제목처럼 나 자신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모든 부모마음이 그렇듯 나 또한 잘하기 위해서, 내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이다.

제목이 던져준 질문만큼 책 소개와 간단한 본문내용을 보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교육’ 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곱 유형 부모들의 열띤 교육 전쟁이라든지 소위 두 번째 뇌를 가진 Z세대 아이들의 특징, 또 자녀의 일생을 결정하는 다섯 가지 질문과 절대 불변의 성공법칙이라든지 지구시민으로서 갖춰야할 다섯 가지 문제해결습관 그리고 대한민국 부모가 지금부터 시작할 일에 대하여 조목조목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개인적으로 꽤나 흥미로웠고,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X세대에 속하는 부모인 나는 어떤 교육환경에서 자라왔는지...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수많은 정보들로 넘쳐나는 시대에 내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고민해보고 다시금 되짚어보게 하는 책...

 

미래연구가 토머스 프레이 박사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후 사람들이 종사하게 될 직업의 60%는 아직 발견조차 되지 않았으며, 2030년까지 현재 전 세계 직업의 50%가 사라질 것이고, 그 자리를 지금으로선 생각해내기 어려운 새로운 직업이 메우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몸담게 될 직업을 예측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우리 세대가 받았던 교육방식으로는 이런 세상에 대비시켜 내보낼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맞는 말이다. 내 아이를, 우리 세대가 흔히 성공이라 생각했던 몇몇 직업들에 국한하여 키워냈다고 한들 그 때에도 과연 성공한 것이라 단언할 수 있을까?

 

오늘날과 같은 유연함과 적응력이 필수인 사회적 빅뱅의 시대에 한 가지 정답만 고집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를 낳기 쉬우며, 이 때 유용한 방법이 바로 ‘오답 제거하기’ 가 된다.

오답 제거하기는 해석의 여지에 따라 답일 가능성이 있는 선택안은 남겨두고 절대 답이 될 수 없는 명백한 오답들을 차례로 제거해나가는 것으로, 무작정 남의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자신의 아이에게 억지로 적용시키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최대한 다양한 선택지들 중에서 각각의 선택지에 현재와 미래의 상황을 고려한 자신의 적용가능성, 타당성 여부를 충분히 고민해 본 후 정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면 답지에서 과감히 제외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재능은 타고나는 것인가 vs 발견되고 교육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어느 쪽으로도 우세한 결론이 도출되진 않았지만, 결국 모든 아이는 특별하며 그들 안에 잠들어 있는 천재성이라는 재능을 끄집어내어 키워주는 것은 부모에게 달려 있다.

 

아이큐(지능)는 높일 수 있는가 vs 바뀌지 않는 것인가에 대하여, 인간의 지능은 청소년기에 크게 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나 또한 초등학교 때 보통의 아이큐가 중학교 때 훨씬 높은 결과가 나온 케이스라 맞는 말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큐가 곧 아이의 운명이나 성공을 가르는 주요인이 되지는 못한다는 말에도 충분히 공감한다.

21세기의 성공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이며, 따라서 지능이 아닌 리믹싱 역량 즉, 지능 향상 뿐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뇌 활동을 혼합해서 발달하게 해주는 것이 보다 중요한 문제가 된다.

 

아이의 단점을 보완할 것인가 vs 장점을 키울 것인가에 대하여, 적어도 나는 단점을 보완하는 쪽으로, 두루두루 잘할 수 있도록 자라왔지만, 뾰족이 나는 내가 무얼 잘하고, 무얼 하고 싶은지 안타깝게도 아직도 잘 모른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나는 아이의 단점을 고치기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 모든 열정과 시간을 쏟아 부어 최고점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장점을 보다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진로 결정은 빠를수록 좋은가 vs 신중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진로의 조기 결정으로 그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을 권하는 입장과, 너무 이른 나이에 외길만 보게 하는 것은 아이의 무한한 잠재력을 억누를 수 있으므로 되도록 늦은 나이에 결정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 있다.

직업 선택에는 아이의 적성과 재능 뿐 아니라 환경도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저개발국 아이들의 경우 의료진이나 교사, 경찰, 소방관, 군인 등을 희망하는 반면, 선진국 아이들의 경우 운동선수나 연예인, 예술가, 발명가 등을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는 다소 흥미로웠다.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진로교육이나 직업체험 같은 게 거의 없었기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직업에 대해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고 직업 선택의 폭도 다양하지 않았다. 그저 순리대로(?) 인문계고등학교, 대학 진학, 안정된 직장, 결혼이면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인생이었는데, 지금의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진로, 직업교육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어릴 때부터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아서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다행이라 생각한다. 물론 앞으로의 직업은 더 많은 변화를 거치겠지만, 아이들에게 폭넓은 경험은 변화된 직업 속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 무한한 발전가능성 등을 키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학교는 사라질 것이다 vs 학벌은 지속될 것이다에 대하여, 평준화된 공교육으로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살아갈 무기를 갖춘 아이를 길러내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고, 학교무용론이나 대학간판은 쓸모없다는 ‘언칼리지’,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대형 온라인 공개 강좌인 무크(MOOC) 등도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학교는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다만 학교 개혁의 목소리, 대학의 변신 등 학교의 내용적인 측면의 변화, 사회에서 학벌을 바라보는 관점이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가장 공감하고 읽어보고 싶었던 내용은 ‘영국 이튼스쿨이 선택한 느린 교육’ 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튼스쿨의 사감 마이크 그레니어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아이들에게 패스트푸드를 꾸역꾸역 먹이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느린 교육(슬로 교육)을 제안한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아이들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각자가 자기만의 목표를 찾게 해주는 것이며, 이때 아이들은 탐험하고 발견할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건강하고 고무적이고 윤리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 된다.

교육은 경주가 아니라 여정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나 또한 내 아이에게 미래에는 죽은 지식이 될지도 모를 지식을 하나 더 가르치기 위해 아이도, 나도 스트레스 받게 하고 싶지는 않다. 아이의 지적 호기심, 궁금증으로 시작하여 배움에 대한 욕구와 재미를 스스로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역량은 달달 외운 지식이 아니라 정보를 모아 평가하고 다른 관점을 부여하며 예상치 못한 가능성을 발견해내어 적용하는 ‘문제해결사’ 의 역량이며, 이는 지구촌 시민으로서의 자각과 인류애를 장착한 인성에서 출발한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우리 아이들을 문제해결사로 키워줄 다섯 가지 습관 즉, 팀플레이(협업 습관), 융합하기, 실패 즐기기, 정보 창조하기, 지적능력 채우기는 ‘바뀌는 세상에 맞추는 아이’ 와 ‘세상을 바꾸는 아이’ 를 기르는 요건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을, 세계를 무대로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유영하며 세계 곳곳의 동반자들과 기꺼이 손잡을 수 있는 글로벌인재로 키워줄 수 있는 부모, 그런 부모가 되기 위하여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나와 있는 해답 - ‘내 아이가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키운다‘ - 이 아니라 이 답에 대한 질문을 찾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코앞에 닥친 입시 전투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어윈과, ‘시험이 끝나도 인생은 계속된다’ 는 생각으로 인생 전체를 조망하고 꿈을 깨우고 영혼을 위로받는 방법을 깨우쳐주는 헥터... 우리는 과연 어떤 부모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인생의 큰 그림, 전체를 보고 내 아이가 살아가게 될 시대의 흐름과 환경을 읽어내고 급변하는 세상에서 자신만의 문제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진정한 ‘지구시민’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나 또한 ‘물고기 잡는 법’ 이 아닌 ‘바다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는 법’ 을 가르치고자 한다.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오답’ 은 과감히 제거하고 ‘지금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건강한 의심을 되뇌이며....

내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 자녀의 인생이 180도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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