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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평점 :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소설 상실의 시대를 좋아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작가의 데뷔작 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몰입도가 대단한 소설입니다.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작가는 소설가로 데뷔하기 전에 철학자를 꿈꾸었을 만큼 책에서도 그런 철학적인 색채가 많이 느껴집니다.
책을 다 읽은 후 인간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철학적으로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된다는게 좋습니다.
서쪽으로는 과거가, 동쪽으로는 미래가 이어지는 마을이라는 초현실적인 배경이지만, 내용은 현실적이고 독자의 마음 속에 깊게 와닿습니다.
슬프지만 어딘가 아련하고 그리워지는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특징적인데 작중의 배경묘사가 매우 뛰어나서 책으로 읽고 있지만
머릿속으로 등장인물과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점은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신인 작가의 묘사가 이정도 수준이라면 앞으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얼마나 더 발전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에드메의 죽음을 알게 되고, 그것을 막기 위한 행동을 할지
아니면 마을 전체의 혼란을 막아야 할지, 지극히 인간적인 갈등을 하는 오딜 오잔의 모습에서
같은 인간으로서 동질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아, 이래서 작품 제목이 시간의 계곡이구나 하는 점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이미 겪은 오딜 오잔이 사랑하는 에드메의 죽음까지 앞두게 되면서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할지, 슬픈 시간여행을 하게 될지 결말이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