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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 너머에 - 아직도 가야 할 길 그리고 저 너머에
M. 스캇 펙 지음, 손홍기 옮김 / 열음사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가장 심도 있는 치료는 마음속에서가 아니라, 가슴 또는 영혼 속에서 이루어진다. 가슴이 굳어져 버리면, 어떠한 말로도 그것을 뚫을 수 없다." - 스캇 펙
출판사의 출간 의도대로라면 <그리고 저 너머에>는 스캇 펙 박사의 '길' 시리즈 마지막 편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 <끝나지 않은 여행>을 읽은 독자라면 이 마지막권도 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신과 전문의가 자신의 과학적 지식을 근거한 임상 경험과 신앙체험을 결합 해 현대인의 심리 문제를 분석한 저작들은 그 시도부터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거의 80세가 되어가는 이 시대에서 누구는 '나이를 헛 먹었다'는 지탄을 받고도 남는 인격을 형성하고, 또 누구는 젊은 나이에도 성숙한 모습을 보여 점차 더욱 인격적으로 성숙해 질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도 있다.
남을 평하기 전에 사람은 누구나 성숙한 인격으로 성장하길 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소망이 소박하지 않다는 걸 살면서 느끼고 좌절하게 된다.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이 의지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을 때, 노력하면 할수록 무의식에 잠재해 있던 걸림돌들이 튀어 나올 때 당황스럽다.
저자 스캇 펙 박사는 성숙한 인간에 이르는 길, 즉 시리즈 전반부에 글의 목적과 결론에 이르는 대전제를 제시하면서 일반인들이 느낄 좌절의 원인들을 하나씩 짚어 준다. 과거의 상처가 인격에 미치는 영향,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 우리가 미쳐 깨닫지 못했던 무의식과 의식의 세계들을 폭넓으면서도 깊이있게 그리고 공감을 자아내게 만드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저 너머에>에서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깊은 내적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우리가 진정으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의지만으로는 목적을 완성할 수 없음을 설명한다. 영적인 세계에 대한 불신이 있든지 없든지 인간은 피조물이며 인간을 창조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우리가 알 지 못하는 의미가 있음을 알려준다.
그의 풀이에 따르면 우리가 의문을 갖게 되는 자아와 영혼의 차이란 '자아'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또는 우리가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는 자기 이미지의 껍질에 가까운 반면,'영혼'은 더 깊이 내려가 존재의 핵심에까지 이르는 것으로 우리는 그것을 거의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혼과 자아는 상호 작용을 하고 있어서 영혼의 변화와 성장은 자아가 움직이는 방식을 크게 바꾸어 줄 것이고 자아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저자는 믿고 있음을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문제는 바로 인간 스스로가 해결 할 수 없는 대상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창조자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을 연구하고 증명하는 삶을 살았던 저자가 영성의 존재와 힘을 인정하고 인간이 영적인 존재임을 시사하는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흥미롭다. 비단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성의 한계, 인간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