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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문학과지성 시인선 442
나희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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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그리움, 상실과 애도 사이에 가만히 앉아있는
작고 굽은 등을 바라본다.
떠나버린 것들, 내 것이 아닌 것들이 
말들이 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기다리는
좁은 어깨가 맑고 단단하다.
말 없이 시인 곁에 앉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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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 상처 입은 자들과 일구는 복음의 공동체
이재영 지음 / IVP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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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집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 간증집을 읽다보니 내가 좋아하지 않은 건 간증의 옷을 입은 과시나 계도였다는 걸 알게 됐다. 「오두막」은 자부도 훈시도 없이, 삶으로 삶을 돌아보게 하고 부끄럽게 하는 증언집이다. 부끄럼 속에서 `난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지?` 라고 묻게 하는 쉽지만 묵직한 책, 일독을 권한다.



<독서노트>

전과자들은 보통 삼중고를 겪는다. 첫째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고, 둘째가 신체적 질병이며, 셋째가 알코올중독이나 우울증 같은 정식적 질병이다. (41)

내게는 이 상황을 스스로 헤쳐 나갈 힘이 없었다. 무너진 일상에 무력감과 좌절감이 엄습했다. 그런데 그것은 바로 출소자들을 짓누르는 감정이기도 했다. 그들과 나는 그렇게 무력감과 좌절감을 공유하며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 (43)

우리는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런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45)

나는 복음의 정신이 사랑이기 때문에 일방적이라 해도 사랑만 강조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여겼다. 그것이 일방적 시례로 사람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몰아넣고 겨역 못할 굴종을 강요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70)

인간이 인간에게 하나님같이 되려고 하면,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가 된다고 했다. 우리는 인간이며, 언제나 인간이어야 한다. (84)

과연 어떤 설교가 이들의 얼굴을 이토록 밝고 환하게 만들 수 있을까? 사랑의 실천이 주는 기쁨과 위로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사랑의 실천만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를 복음 안에서 살게 하는 능력이자 빛이 된다. (95)

‘너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이냐?'
신앙이란 자신이 직면한 상황을 예수님의 질문으로 여기고 사는 것이다. (101)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차원의 행복은 속도의 독재를 멈추고 이윤의 추구를 그치는 곳에서만 움튼다. (149)

환대해야 한다는 당위는 있었지만 아직 환대를 실천한 역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161)

‘가난’을 가리키는 헬라어는 간신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하는 ‘페네스’(penes)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정도를 뜻하는 ‘프토코스’(ptochos)가 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가난은 ‘프토코스’로 이 말의 어원은 ‘웅크리다, 굽실거리다’라는 뜻이다. 그러니 ‘심령이 가난하다’는 말은 가난 때문에 주눅 들어 웅크린 채 누군가에게 굽실거려야 겨우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즉 물질적, 정신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뜻한다. 그런 사람이 천국을 얻는다. (171)

비움이 아니라 모자람에 해당하는 가난까지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모자람의 가난, 즉 비자발적 가난은 맞서야 할 구조적 악이지, 추구해야 할 영적 덕목이 아니다. 우리가 가난을 선택하는 까닭은 오직 우리를 비우고 하나님의 은혜로 충만해지기 위해서다. 자기를 비우는 자발적 가난이 하나님께 이르는 길이기에 귀중한 것이다. 가난 그 자체가 아니라 가난을 지향하는 데서 오는 은혜가 풍요롭다. (173)

공동체는 자립해야 한다. 그러나 고립되어서는 곤란하다. 고립은 고갈을 가져온다. 공동체는 그 너머의 세상에 연결되는 법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공동체성은 깊어지는 만큼 넓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한 복음이 공동체는 세상과의 만남을 겁내며 닫아 버리기보다는 용감하게 세상 속에서 성령의 사귐을 확장해 나간다.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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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 칭의론 다시 읽기 - 바울은 칭의에 대해 정말로 무엇을 말했는가?
박영돈 지음 / IVP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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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라이트의 신학에 흥미가 있고 그의 관점과 해석을 좋아하는 편이다. 교리에 안주하지 않고 교회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전망을 환기시켜주는 중요한 성경신학자로 보고 있다. 대중 저작도 쉼없이 출간하곤 있지만 신학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그의 신학을 세밀히 살피기 어려우며 특히 논란이 되는 칭의론은 더더욱 그러한데, 박영돈 교수님이 비판적 시각에서 톰 라이트의 칭의론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잘 정리해주셨다. 책 후반엔 전통적 칭의론도 친절히 설명하신다. 톰 라이트의 신학 전반을 다루진 않지만 그의 독창적 칭의론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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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 증보판
라인홀드 니버 지음, 이한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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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사회에 대한 윤리학 정치학적 통찰. 읽기는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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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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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언어들을 이렇게 덧없고 아름다운 언어로 목격해낼 수 있다니... 읽고 또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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