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간단한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최예지 지음 / 쿵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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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답답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마 대부분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 아닐까. 낯선 풍경과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여유속에선 나를 위한 시간을 더 많이 낼 수 있기에, 그동안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과 생각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 하지만 떠나는게 쉬운 일인가. 뒤돌아 보지 않고 떠나고 싶지만 이것저것 걸리는게 너무나도 많다. 결국 또 포기하고 지나서 후회하는 일의 반복에 점점 더 무뎌지기 마련이다. 멀고 유명한 여행지가 아니더라도 그저 나를 찾을 수 있는 곳 어디라도 당장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깨지거나 부서진 조각들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작은 파편들은 삶이 흔들릴 때마다 불현듯 떠올라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되리라 믿습니다. 

 

 

 

“산티아고 갈래요? 죽기 전에 다른 사람 세 명에게 똑같이 산티아고행 티켓을 주면 돼요.”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제안과 함께 비행기 티켓이 주어진다면? 더구나 다음 날은 우여곡절 끝에 얻은 직장의 첫 출근날이다. 이 책은 이런 제안을 받아들여 과감하게 100일간의 여행을 떠난 24살 취업준비생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왜 이 여행을 떠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산티아고 길에 오른 저자는 프랑스에서 시작해 산티아고를 걷는 40여 일 동안 내내 ‘이 길에 왜 왔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길 위의 만남과 예상을 빗나가는 여행은 하루하루 쌓이며 그녀에게 ‘진짜 행복’과 살아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런 그녀가 여행을 하며 보고 느낀 것들을 따뜻한 일러스트와 함께 담고 있는 여행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기와는 다르다. 단순히 여행을 하며 보고 경험한 것들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그 여행에서 스스로의 삶에 가졌던 의문과 진정한 행복에 다가가기 위해 던졌던 질문을 우리에게도 던지며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여행길을 안내해 준다. 순간의 감정일지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어느샌가 잊혀지게 된다. 힘든일, 행복했던 일 모두 지나고 다시 돌아보면 그 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기에 저자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고 또 기록한다. 특히 일상에서 느껴지는 것과 여행지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천지차이다. 그렇기에 비록 지금 당장 멀리 따나지 못하더라도 저자가 남긴 기억의 흔적을 따라 걷고 기록하다보면 어느순간 흔들리는 삶을 붙잡는 질문의 힘을 느끼게 된다. 



지금 당장 삶의 파편을 모으려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그 형태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더 많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끊임없이 답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도, 나도. 

 

 

 

365개의 질문, 총합은 많아 보여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루에 하나의 질문에 답하는 것은 사실 그리 부담되진 않는다. 이 책은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나의 생각의 조각이 모이고 모여 내 삶의 한 순간이 완성되고 그로인해 진짜 내가 바라고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근접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두서 없더라도 솔직하고 온전한 나의 마음을 써나가다 보면 어느샌가 내가 가고자 했던 길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이 여행은 정해진 것도 없고 준비할 것은 그저 나 자신뿐인 너무나도 간단한 여행이지만, 그 끝엔 큰 깨달음과 진짜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비록 모든걸 뒤로하고 산티아고로 날아갈 순 없다. 하지만 조금씩 쓰고 그 길을 따라 가다보면 산티아고보다 더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러니 지금 당장 나를 찾아 떠나보자. 
 


나는 오늘도 사는대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 “오늘 충만했던 순간에 대해””오늘의 감사에 대해””바라는 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여운을 느끼게 해주는 틈을 만든다. 나는 틈이 많은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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