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속의 지리 이야기 - 20가지 문학작품으로 지리 읽기
조지욱 지음 / 사계절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문학 속의 지리 이야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문학 작품 속의 숨어있는 지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흔히 쉽게 지리라고 하면 땅 그 자체만 생각하게 되지만 지리는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화와 그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 즉 기후나 바다와 근접성,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 등 많이 것들이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책의 시작은 이제는 거짓말쟁이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가엾은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산에서 양을 치던 소년이 너무나 심심해서 늑대가 나타났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고 두 번은 동네 사람들도 소년의 말을 믿고 산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소년의 거짓말임을 알게 된 사람들은 화를 내고 산 밑으로 내려가고 진짜 늑대가 나타나서 양들을 잡아먹고 있지만 소년의 외침에도 누구 하나 응하지 않는다

두 번의 거짓말로 소년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게 된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 부분에서 생각해 보면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소년의 고함소리가 들리는 거리라면 양들의 울음소리 나 늑대 소리는 왜 들리지 않는 것이며 정말로 다급했던 소년의 고함소리는 거짓말로 하던 때와는 전혀 다를 텐데~ 하는 것이다

아무리 소년이 뛰어난 연기력을 가졌다고 해도 진짜 위급할 때와 그저 심심해서 도와달라고 외칠 때는 확실히 다르지 않을까??

 

저자는 소년이 양을 치던 곳이 알프스 산 중턱의 어느 마을로 홀로 마을의 양을 치기 위해 산으로 올라간 것을 보면 부모를 잃은 고아였으리라 예상한다

뒤에 나오는 플랜더스의 개의 네로처럼 어린 나이에 먹고살기 위해 노동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아무리 마을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어린 소년의 나이는 많아야 11-13살 사이였을 텐데 그 어린아이가 혼자서 산으로 가서 양을 지킨다니 그것도 늑대가 출몰하는 산중에 말이다

부모도 없이 홀로 산에 올라가 양을 치는 소년은 심심해서가 무서웠을지도 모른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 학교에 다닐 나이에 마을 사람들의 배려로 양을 치고 생활은 할 수 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린 소년이다

그런 소년이 단 두 번의 거짓말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짓말쟁이가 된 것은 참으로 억울한 일일 것이다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이 길을 파트라슈와 함께 걸었지~~" 파트라슈라는 이름만으로 그려지는 우유통을 가득실은 수례와 커다란 개와 어린 소년의 모습이 그려지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플랜더스의 개로 유명한 이 작품은 가난한 소년과 소년의 개가 함께 한겨울 성당에서 루벤스의 그림을 보고 얼어 죽는 걸로 끝이 난다

소년이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했던 이유로 그 당시의 우유의 위생상태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완전식품 중 하나로 불리는 우유가 "하얀 독약"으로 불리던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살균 처리가 힘들었던 그 시절에 우유는 빨리 변질되어 버리기에 하루라도 쉴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 마시는 우유는 대부분 젖소라고 불리는 얼룩소의 젖이다

하지만 양젖이나 염소젖 곳에 따라서는 순록이나 낙타 젖도 마시고 있다

여기서 궁금해진다

주변에 가장 많은 동물 중 하나인 돼지 젖은 왜 안 먹는 걸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피리 부는 사나이로 유명한 독일의 도시 하멜른은 지금은 동화로 인한 관광수입이 많다고 한다

왜 하멜른이 배경이 되었을까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작은 도시이기는 하지만 무역도시이자 제분업이 발달한 도시였다고 한다

제분이란 밀과 옥수수, 보리 등 다양한 곡물을 분말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주변의 쥐들이 모여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쥐들로 인한 시민들의 성화에 피리 부는 사나이에게 거금을 약속하지만 결국 쥐들이 사라지자 시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화가 난 사나이는 도시의 아이들이 데리고 사라진다

이것과 비슷한 이야기가 세계 곳곳에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브란덴브루크의 "바이올린을 켜는 사나이", 하르츠 산맥의 "백파이프 부는 사나이", 아바시나아의 "귀신 들린 피리 부는 사나이"등 악기로 아이를 유괴하는 이야기는 많았다

 

이미 알고 있던 문학작품도 있었지만 제목만 알고 있던 작품들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던 기회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이 책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었다

그저 재밌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작품들이 이렇게 각각의 나름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작품이 쓰인 지리적 배경과 사회적 배경을 알 수 있어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작품을 또 다른 시선으로 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이 글은 책콩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