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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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 정치사는 관심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알고 싶지가 않아 계속 피해왔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일 것이다.

물른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대화 정도는 가능한 수준이지만 다른 분야들에 비해 공부하고 싶다거나 흥미를 느끼기보다 거부감이 더 컸다.

아마 나뿐만이 아니겠지만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 답답하기만 한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에 대한 환멸마저 느껴져 정치 쪽은 최대한으로 눈을 두지 않으려 한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정치인들을 볼 때마다 이 생각부터 들었다

하지만 정치인과 정치는 분명 별개의 문제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하는 행태가 보기 싫다고 정치 자체를 외면하는 것은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는 어리석은 모습이다.

제대로 싸우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제대로 알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준비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제 시대 이후의 대한민국 정치사를 자세하지만 깔끔하게 정리해주고 있어 한국 정치 공부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이 읽어도 재밌게 공부할 수 있을 거 같다.

대통령제의 시작이 이승만이라는 인물의 개인적인 욕심에서 비롯된 것도 처음 알았다.

명예욕과 권력욕에 눈먼 인물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의 민낯은 너무나도 추했다.

생각해보니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마 이때부터 무능력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숙명 같은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몇 달 전에 추징금 반환 의사가 전혀 없는 범죄자 주제에 경찰 경호를 거느리고 당당하게 골프를 즐기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추징금을 모두 냈다는 노태우 전 대통령은 사실 그전까지는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차이점을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몇 주 전인가 야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면서 길가에서 시위를 하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국회에서 서로에게 막말을 싸우는 국회의원들과 이슈가 있을 때마다 거리로 나가 촛불 시위를 하는 국민들일 것이다.

촛불 시위에 대한 저자의 글을 읽음으로써 처음으로 그 행위의 정당성과 그 안에 숨은 정당들의 무능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티브이 뉴스 프로들을 즐겨 보기는 했지만 정치판 이야기가 나오면 '또 시작이네~~' 하면서 채널을 바꾸었다.

당장 국가 안보나 경제 등의 중요한 일들은 대충 처리하거나 엉망으로 하면서 그저 자기네 당의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그들의 그 옛날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의 징조를 무시하고 막상 전쟁이 일어나자 자기들 살겠다고 백성을 버린 조선의 정치인들과 묘하게 겹쳐졌다.

정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회만 있으면 이름만 바꾸기 급급한 지금의 대한민국 정당들에게 저자가 꿈꾸는 이상적인 아니 정상적인 정당이 언제쯤이나 가능할지 더욱 답답함만 늘어가는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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