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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1 - 기다리고 있습니다
니토리 고이치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2월
평점 :
'화과자'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꽃 화(花)'자를 써서 '꽃처럼 예쁜 과자'를 뜻하는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아무래도 화과자란 和菓子, 즉 '일본의 전통 과자'를 뜻하는 말인 것 같다.
일본만화와 소설을 접하고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서 처음으로 떠난 일본 여행,
도쿄에서 관광객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곳이라는 아사쿠사에 처음 갔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은 '나카미세도오리'라는 노점들이 모여있는 거리에서 시식으로 나누어준
팥앙금이 들어있는 다양한 모양을 한 과자 '닌교야키'였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느낀 따스하고도 포근한 그 맛, 한국의 호두과자와도 닮은
그 과자가 지금 생각해보니 인생에서 처음 접한 '화과자' 였구나 싶다.
패스트푸드, 정크푸드가 인기를 끄는 이 시대에 우직하게 전통과자 한 길을 고집하는 주인공 구리타 진과
그를 도와주는 수수께끼의 명랑소녀 아오이, 진의 라이벌이지만 베스트 프렌드인 아사바 료 등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화과자에 얽힌 다양한 손님들의 사연을 듣고
최고로 맛있는 화과자를 만들어 손님을 감동시키고 사건을 해결한다는 단순명쾌한 스토리는
소설이라기보다 드라마의 극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정도가 딱 좋다.
잔잔한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구성 속에 아오이의 정체를 추리하는 미스테리적 요소도 섞여있어 흥미를 유발하긴 하지만,
미스테리보다도 이 책의 제목은 어디까지나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표지 일러스트에 묘사된 따스한 아사쿠사의 정경과, 아직 먹어보지 못한 다양한 화과자의 맛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책을 통해 가상으로 떠나본 즐거운 여행 추억이 늘어나 마음이 따스해진다.
화과자의 종류가 궁금하고, 아사쿠사의 매력을 후각과 미각,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아름답게 포장된 이야기의 형태로 접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