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
디제이 아오이 지음, 김윤경 옮김 / 놀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이 어려운
슬픔에 서툰
혼자가 힘든 당신에게

 

image_4122356431525223705462.jpg


 

사랑을 할 때 굳게 믿는다. 이 사랑은 영원히 지속될 거라고. 헤어지는 일은 오지 않을 거라고. 만약 이 확신 없이 사랑을 시작한다면, 그건 유효 기간이 정말 정말 짧아진다. 그런데, 이렇게 굳게 믿었던 사랑도 안타깝게 마지막의 순간이 온다. 사실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 보면,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결과이지만 이별의 순간에 이 사실은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별을 말하는 당사자도, 이별을 듣는 당사자도. 모두에게 말이다. 사랑은 함께 있어 더 행복하고, 좋았는데. 이별은 나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더 감당하기 힘들고, 그래서 회피하거나 부정하거나 유예를 선택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제대로 헤어진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랑을 시작하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사랑을 끝내는 건 차 힘들다.


『사랑이 끝나고 더 좋아졌다』는 모두가 어려운 이별을 조금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들려주는' 책이다. 이별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저자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렵지만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또 이별이다. 시작할 때는 필연적이지 않았던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 자꾸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들에게 저자  아오이 씨는 제대로 이별하는 방법을 '들려준다'. 이 책의 핵심은 들려주듯이 한다는 데 있다. 알려주거나, 가르치거나 하는 것과 달리, 수많은 사람들의 이별 상담을 해온 작가가 이별과 가까워진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그래서, 더 이별 앞에선 사람들의 감성에 파고드는 이야기가 많은 지도 모르겠다.

 

 


쉽게 헤어짐을 말하는 사람에 대하여 by. 아오이

 

 

image_8435976311525223705451.jpg

 

 

이별은 협박의 도구가 아닙니다.
단 한 장밖에 없는 마지막 카드예요.
이별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만남도 가볍게 여길 거예요.
계속 참을 필요가 없을뿐더러 만남을 지속할 이유는 더더욱 없어요.

때로 행복이란 헤어짐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거예요.


 

 

자신을 굽히고 낮춰야만 지속할 수 있는 연애 따위 과감히 버리는 게 나아요.
이런 사람이 꼭 있다. "이럴 거면 우리 헤어져!"라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 물론 그 말에 진심 100%를 담았을 때도 있지만, 사랑을 확인하고픈 마음에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과 만나면 정말 힘들다. (더 솔직한 표현을 쓰고 싶지만..) 저자의 말처럼 헤어지는 것이 최선이란 걸 알지만, 자꾸 차선도 아닌 최악을 잡는 사람들이 꼭 이 조언을 들었으면 좋겠다.

 

 


제대로 사람을 잊는 방법에 대하여 by. 아오이

 

 


image_867260741525223705457.jpg

 

 

좋아했던 사람을 잊으려면 그에게서 눈을 돌릴 게 아니라 그를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또렷하게 잘 보이는 거리까지 물러나서요.


 

 

이 말에 깊이 공감했다. 내 마음에 들어갔다 나왔나 싶을 정도로. 사랑이 정말 끝났을 때에 생각보다 씁쓸했던 그 감정이 떠올랐다. 좋아했던 사람을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지 못해서 그 주위를 한참 맴돌았던 적이 있다. 어느 순간, 가까이서 다시 그 사람을 제대로 들여다보았을 때 알았다. 이제 이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도, 미련을 가진 사람도 아니구나. 이제 정말 좋아했었던 사람이 되었구나 싶은 감정을 받았다. 제대로 이별을 하기도 전에 멀어지면 이상하게 더 내려놓을 수가 없다. 차라리 제대로 딱 보고, 과거형으로 두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제대로 이별하기 위해서 by. 아오이

 

image_4012897151525223705460.jpg

 

 

외로움을 때우기 위한 연애는 외로움의 원인인
전 애인의 환상을 쫓기 마련인지라
무의식중에 전 애인과 비슷한 타입을 고르게 됩니다.

반면 전 애인과 비슷한 이상형을 또다시 찾는 사람은
사랑에 조건을 걸고 있는 셈이에요.

 

 

 

이 말이 쉽게 동의가 되지 않지만, 이상형이 계속 비슷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도 예전 사람의 그림자를 보게 되는 건 정말 좋지 않다. 그건 그 사람과 함께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감정에 빠져있지만 그 대상은 이미 예전에 좋아했지만, 이제는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랑을 위하여 by. 아오이

 

image_8355643041525223705455.jpg

 

 

연애에 대한 기대와 미련을 버리고
혼자서도 잘 생활해나가겠다는 다짐을 했을 때
비로소 연애로부터 진정한 홀로서기가 가능해집니다.


 

 

이별을 한 사람에게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고,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에게 홀로서기 하는 방법. 제대로 된 이별! 이별의 정석은 이런 것이다. 지나간 사랑을 훌훌 털 때, 그다음 연애가 온다. 잊으려고, 외로워서 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하는. 그런 연애 말이다 물론 그 연애를 할지 말지를 순전히 자기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건 덤이다.

 

 


 

image_5137866171525223705463.jpg

 

 

연애 조언을 잘 듣는 사람을 난 만난 적이 별로 없었다. 사실 나도 그렇다. 원래도 다른 사람 말을 잘 듣는 편이 아닌 내가 더 말 안 듣는 게 연애 관련된 모든 것이다. 부모님 조언, 친구 조언, 언니 오빠, 동생들의 조언 모두 다 안 듣는 데, 책의 말을 들을 리가 없다. 그래서, 연애 조언을 하는 책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어차피 난 말을 참 말 안 듣는 걸 아니까. 아무것도 없는 지금이라서, 『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를 조금 한발 떨어져서 읽을 수 있었다. 누군가 좋아하고 있었다면, 읽지 못했을 것이다. 제대로. 토를 달며 책장을 대충대충 넘기지 않았을까 싶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이별'을 말하는 책을 제대로 보고 나니. '이별' 역시 또 다른 사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연애를 할 때 종종 놓치게 되는 '나를 사랑하는 것'. 놓치지 말아야 할 이걸, 꾹꾹 짧은 글에 담아 보내는 조언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