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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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우리 엄마는 다행히 여아임에도 살아남았지만, 남동생과의 차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여자이기에 대학도 가지 못할 뻔했고, 여자이기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모두 포기해야했다. 세상의 기대치에 맞추어 전업주부로 삶을 살면서도, 엄마는 ‘돈을 벌지 않고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치부되곤 했다. 가정 일에 대한 가치는 왜 제대로 매겨지지 않는 것일까.
요즘 세대는 많이 좋아졌다고들 한다. 예전에는 왕왕 지나다니던 말들도 요즘 시대에서 말하다가는 시대 흐름 읽지 못한다며 비난받기 마련이고, 여성의 목소리도 커졌다고 한다. 글쎄,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나도 대화에서 불편한 발언이 나오더라도, 김지영처럼 그냥 속에서 묵히고 만다. 괜한 싸움을 하기 싫어서, 나만 불이익을 받을까 무서워서. 미투‘ 에도 ‘펜스룰‘ 현상이 나타나는 사회인데, 결국 화살은 다시 여자에게로 향한다. 이 책을 보고도 피해망상에 젖었다고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닌 것을 보며 나는 오늘도 이 세상이 무섭고 두렵고 환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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