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4주


mockumentary란  mock(가짜, 조롱의 뜻) + documentary(다큐멘터리) 의 신조어로 그 뜻은 다큐멘터리같은 구성을 띄지만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는 가짜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의미이다. 이른바 ‘짝퉁 다큐’라는 뜻이다.  

이는 실제 벌어진 사건인 것처럼 꾸며져 관객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그리고 이런 기법이 가장 어울릴만한 장르는 바로 호러 스릴러 분야라는 사실을
10여년전 미리 예상했던 영화가 있었다. 
 

 

[블레어 윗치] 

카메라를 바라보는 저 공포에 질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야말로 모큐멘터리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하겠다.

지금도 그렇지만 보면 볼수록 모큐멘터리의 묘미를 가장 잘 살린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처음 관람했을 때는 카메라에 담긴 인물들이 실제로 실종된 사람들인 줄만 알았고 이 카메라에 담긴 영상은 끔찍한 실화로만 여겼다. 너무 순진했던건가?
아무튼 관객들을 이렇게 착각하게끔 만들 정도로 대단한 흥미와 몰입도를 보여준 것이 영화의 성공 요인이었다.  



공포에 질려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면서 찍힌 영상들은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보는 사실감을 그대로 살려내고 있고, 출연자들끼리 길을 잃고 방황하면서 서로 갈등을 일으키며 결국 이성을 잃고 흥분하는 모습도 영화의 리얼함에 힘을 더해준다.

모큐멘터리 영화가 갖는 특징은 리얼함 이외에도 하나 더 있다. 바로 잘만 만든다면 저예산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블레어 윗치 이후로 모큐멘터리를 흉내낸 3류 영화들이 쏟아지면서 이 장르의 효과도 오래가진 못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스필버그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묻혀버렸을 이 작품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모큐멘터리 장르는 새로운 정점을 찍은 것 같다.  

이번엔 모큐멘터리 기법을 CCTV처럼 활용했다. 자는 동안 침실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녹화해서 보여준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했다.  

진짜 CCTV가 플레이 되는 것처럼 화면 오른쪽 아래 카운터를 보여주는데 이는 밤 또는 새벽이라는 시간적 요소를 부각시켜 극적인 긴장감을 더 불러일으킨다. 

고정된 카메라 덕분에 화면은 정신없이 산만하지도 않고 오히려 기이한 심령학적 현상을 숨죽이면서 집중하게 되었다.
결론은 세 가지 버전이 있는데 아직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모든 버전을 다 감상해보면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2탄은 아예 집 내부에 설치된 CCTV가 주요 장면을 보여주는데 아무래도 후속작답게 긴장감은 1탄보다 다소 미약했고 마지막 결말을 맺는데 너무 성급하게 마무리지은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2탄 역시 다양한 버전의 결말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벌써 3편까지 제작되고 있다니 그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모큐멘터리 공포영화 중에서는 이 두 작품 이외에도 무수한 영화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만큼의 두각을 나타낸 영화들은 그리 많지 않다. 
 

  

[REC]
2000년대 호러장르의 주요 소재 중 하나인 좀비물에 원인 모를 급성 바이러스, 거기다 모큐멘터리 방식까지 도입했다.
나름 시도는 좋았다고 보이지만 갈수록 지지부진해진 느낌이다. 모큐멘터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카메라를 촬영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갇힌 공간에서 감염된 좀비에게 쫓기면서 보여주는 영상은 비교적 스릴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클로버 필드]
솔직히 이건 시작부터 너무 황당무계한 내용 같다.
자유의 여신상을 부숴버릴 만큼 거대한 괴물의 습격이라니. 그리고 그런 괴물을 담기 위해 택한 모큐멘터리 기법도 다소 작위적인 것처럼 티가 나 유치해 보인다. 너무 큰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지 썩 재미가 와 닿지는 않았다. 킬링타임용으로 즐기는 그저그런 오락영화 정도의 느낌. 
 

  
[폐가]
우리나라에서 모처럼 시도한 모큐멘터리 영화였지만..
어설프게 블레어 윗치같은 설정을 모방한 것에 불과할 뿐 엉성한 영화가 되고 말았다.
출연진들도 자연스러운 연기가 아닌 TV드라마에서나 보여주던 형식의 연기를 답습해 모큐멘터리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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