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1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블랙 스완" 

근래 본 영화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영화다.  

나탈리 포트만의 물오른 연기도 그렇고, 발레가 주는 느낌도 좋았고,  

약간의 미스터리한 분위기 또한 탁월했다고 본다.  

물론 포트만이 직접 발레연기를 한게 아니라는 폭로전 등이 나오면서 다소 의아해 하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포트만이 보여준 것은 발레연기 뿐만이 아니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레옹"에서의 연약하면서도 귀여운 소녀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는 헐리우드의 주요 배우가 된 그녀의 모습이 참으로 대단하기만 하다. 

 

착하디 착했던 그녀의 선한 눈동자에 핏발이 서며  

서서히 어두운 면모를 보여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녀는 진정 타고난 연기자임을 느꼈다. 

거울을 보며 자신에 대한 내적갈등과 고뇌, 그리고 혼란을 느끼는 장면을 보면서 

난 문득 오래전 개봉했지만 아직도 뇌리에 깊게 남아있는 어떤 영화 

그리고 거기에 출연했던 어떤 배우를 떠올리게 되었다.  

 

거울 앞에 선 자신을 바라보며 괴로운 모습으로 울고 있는 이 남자. 

80년대 영화매니아라면 그가 누구인지 잘 알 것이다. 

이제는 잊혀진 헐리우드의 섹시 가이 미키 루크. 

그리고 저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 100주년 기념작으로 만들어진  

알란 파커 감독의 1987년 작품 "엔젤하트"의 한 장면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스산하면서도 음울한 분위기가 시대적인 배경과도 잘 어울렸는데 

부두교, 환생, 사탄의 존재 등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소재인 오컬트적 요소를 드리우며  

묘한 여운을 남기게 했던 영화였다. 

 

그가 보여주는 내적갈등과 혼란으로 인해 절규하는 모습은 

미키루크가 그저 인물만 잘생긴 배우라는 생각을 지우게 해주었던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 영화는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 

추후에 다른 주제를 통해서 영화에 대해 다시 분석해보려고 한다.  

 


블랙스완과 엔젤하트에서 엮어지는 공통점은  

주인공들의 내면묘사 이외에도 또 있다. 

블랙스완의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와 엔젤하트의 주인공 미키루크와의 인연. 

바로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전작 "더 레슬러"를 함께 했었다. 

 

세상에~ 이 분이 그 핸섬하면서도 샤프했던 미키루크 맞는가.  

그는 위에 소개된 "엔젤하트"에서 보여준 좋은 연기 이후  

갑작스럽게 추락을 거듭하게 되었다.

전성기인 80년대를 지나면서 시작한 복싱, 그리고 잇따른 성형수술 실패로 인해 

그는 헐리우드 최고의 섹시가이에서 잊혀진 퇴물 연기자로 전락했다. 

간혹 3류급 영화에서나 성형수술 부작용에 따른 흉칙한 얼굴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의 2005년작 "씬 시티" 그리고 이 영화"더 레슬러"를 통해서 새롭게 재조명받게 되었다. 

특히나 "더 레슬러"는 미키루크 자신의 실제 삶을 그대로 투영한 듯 혼신의 연기를 보이며  

스크린 내에서는 주인공 랜디가 진정한 레슬러임을 보여주듯이 

미키루크 그 자신도 진정한 배우라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난 이 배우를 데뷔때부터 지금까지 진정으로 좋아한다. 

이전에는 섹시미가 넘치는 매력남으로서 

그리고 지금은 다시금 스크린으로 돌아와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는 배우로서 그를 계속해서 좋아하게 되었다. 

나탈리 포트만과는 아마도 띠 동갑 이상의 나이차이를 보이는데다 

지금은 그의 비중은 포트만에 훨씬 미치지 못하겠지만 

변함없이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그 또한 이젠 귀공자가 아닌 진정 스크린의 배우가 되는 모습에 만족하지 않을까. 

포트만 역시 그렇게 나이 들어 갈 것이다. 

어쩌면 이 두 배우들의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작품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함께 해준게 아닐까 생각된다.  

아로노프스키 감독에 대해서도 훗날 다시 한번 거론해보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