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온 - 잔혹범죄 수사관 도도 히나코
나이토 료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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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 갓 진학한 한 남성은 기숙사비보다 더 저렴한 값싼 방을 찾고 있다. 부동산업자의 권유로 35년된 건물이지만 거실과 작은방, 부엌이 달린 집세 3만엔의 방을 보러 가게 된다.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같은 공업단지내의 연립주택 2층 방문을 여는 순간 달콤한 향내와 함께 공포에 질린 커다란 눈동자를 한 어린소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 후 5년,

하치오니 니시 경찰서의 형사 조직범죄 대책과에 책상에 잔뜩 쌓인 서류들과 씨름중인 '도도 히나코'가 있다. 그녀는 엄마가 주신 고춧가루 양념통을 항상 들고다니며 코코아에 고춧가루를 뿌려먹거나 한자쓰기가 어려워 사건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 사건을 해결하는 아주 독특한 수사관이다. 여형사를 동경하여 형사부에 지원했지만 현실은 책상에 앉아 문서작업을 하며 보내던 어느날, 그녀에게 현장에 나갈수 있는 기회가 오게 된다. 남들보다 뛰어난 기억력으로 택배운전수인 미야하라 아키오의 죽음과 수년전에 발생한 여고생살인사건사이에 비슷한 점을 포착하게 된다. 성범죄 전력이 있던 미야하라는 예전에 자신이 저질렀던 수법으로 똑같이 죽은 것이다. 여기서 이상한 점은 핸드폰으로 자신의 자살장면을 스스로 촬영했다는 것이다. 연이어 연쇄살인죄로 사형수로 복역중인 사메지마 데쓰오가 자신의 방에서 벽에 머리를 찧어 자살하는 장면이 CCTV에 녹화된다. 히나코는 베테랑 형사인 '간씨'와 검시관 '사신여사'와 함께 사건을 수사하는 도중에 동료이자 친구였던 히토미 순경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각기 다른 사건이라 생각된 미해결 사건들이 서로 얼키고 설켜 결국에는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는 ON(온)은 엉뚱하고 4차원 느낌의 신참 여형사 도도 히나코가 형사로서의 자질을 점점 갖추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음 시리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갈지 궁금해졌다. 일본 드라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몰랐는데,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들이 군데군데 묘사되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영상으로 처리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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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발
강희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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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화자이자 예슬이는 20대 초반의 방통대 다니는 학생이자, 필리핀 이주여성의 딸이다. 예슬이는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다. 투렛증후군이란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반복적인 동작(운동틱)이나 소리를 내는 현상(음성틱)을 뜻한다. 외설적이고 저속적인 말들을 동어반복하며 사용하는 예슬이의 모습은 어수선해보이기도 하지만 그녀만의 시선과 입담으로 한국으로 시집와 어느 날 자취를 감춘 자신의 어머니_조세피아와 자신의 삶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경상도 시골에 살고 있는 예슬이네는 일명 다문화 가정이다. 필리핀에서 대학까지 다니고 영어와 스페인어까지 곧잘했던 똑똑한 엄마, 도축일을 하는 무식한 아빠, 며느리를 쥐잡듯이 하는 전형적인 시어머니, 엄마가 동남아 사람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똑똑한 여동생이 살고 있다. 필리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언어, 문화,생활방식이 다른 한국으로 시집온 엄마는 서로다른 환경과 생활방식에 힘들어 한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성스럽고 당연한 표현방식으로 배웠지만, 한국에서는 남편과 진솔한 사랑을 나누는 것도 남들의 입방에 오르내리는 것에 힘들어 했다. 특히 언어장벽으로 사람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던 엄마는 영어소통이 가능한 삼촌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잦아지면서, 엄마와 삼촌이 불륜관계라는 소문이 마을사람들에게 퍼지게 되었다. 소문이 점점 짙어질수록 아빠가 엄마를 때리는 폭력의 강도는 높아질 뿐이다. 틱장애와 혼혈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던 딸을 위해, 엄마는 고향인 마닐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아빠의 반대로 무산되고, 큰 말다툼과 함께 엄마는 안개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살짝 건드려도 와르르 무너질거 같은 위태로운 예슬이네 가족은 누구나 예상했던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치닫게 되는데...

도시에 비해 열악한 농어촌 생활환경은 여성들이 농어촌 남성들과 결혼하는 것을 기피하게 만들어 주었고, 노총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결혼을 통해 동남아 여성들과 다문화 가정을 꾸려온건 하나의 관행이 되어버렸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결혼이 아니라 단순히 가정꾸리기에 급급한 결혼은 한국사회에 큰 문제를 불러일으켰다.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 언어속에서 살다온 이질적인 이들이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란 어려운 것이다.

"백인의 입장에서 보면까만 피부나 한국의 황색 피부는 별 차이가 없다. 한국은 끝없이 분류해서 타인을 만드는 나라이다."

(P187~188)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과 그들보다 우리가 잘살고 월등하다는 잘못된 인식들이 동남아 사람들을 정처없이 겉돌게 만드는 요인이다. 사랑과 보살핌이 없이 성장한 예슬이는 마약과 아무 남자와 서슴없이 성관계를 갖는 모습을 보며, 누가 그녀를 욕하고 탓할까?? 물론, 예슬이 가족이 다문화 가족의 모습을 대표하는건 아니다. 분명히 어려움과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다문화 가정도 있지만, <카니발>은 다문화 가정의 실상을 공감받기 위해 내용을 극대화시켜 다문화 가족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대우, 한국 농어촌의 폐쇄적인 모습 등 한국사회에 깊숙히 뿌리박힌 사회문제들을 되짚어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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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 모라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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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 해변에 위치한 에스코바르 저택은 콜롬비아 마약왕이라 불리우는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집이다. 사람들은 에스코바르가 미국으로 인도될 경우 가족과 함께 쓰려고 이 집을 샀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여기서 산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에스코바르가 죽은 후 여러 사람들의 손에 거쳐 현재는 영화 세트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은 사실 지하에 엄청난 금괴가 들어있는 금고가 수은폭발 장치와 함께 숨겨져 있다.

에스코바르 저택을 관리하고 있는 '카리모라'는 언제든지 콜롬비아로 쫓겨날 수 있는 처지였던 TPS(임시보호신분)으로 그녀는 저택을 관리하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새와 동물들을 재활치료를 하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녀도 뼈아픈 과거가 있었다. 콜롬비아 내전으로 어릴적 FARC(콜롬비아무장혁명군)에게 납치되어 군인으로 지냈다. 평소 손끝이 야무지고 훈련 습득이 빨랐던 그녀는 한 남자와 도망쳐 결혼을 약속하지만, FARC에게 발각되어 결혼식날 자신의 눈 앞에서 남편은 죽게되고, 무장혁명군의 포로로 잡혀있던 노교수를 보살펴줬던 카리는 그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도망친 것이다.

한편, 마이애미에서 사창굴과 싸구려 모텔, 몰래카메라 동영상 서비스회사, 변태성영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스 피터 슈나이더'는 청소년 인신매매뿐만 아니라 불법 장기적출을 하고, 이용가치가 없는 시체는 '액화 화장 기계'에 집어넣어 물로 만들어 버리는 사이코패스다. 한스피터는 부동산 중개인 '펠릭스'를 매수해 영화촬영을 위장하여 에스코바르 저택에 들어가 금괴를 찾기 시작한다. 반대파인 '돈 에르네스토'도 한스 피터가 에스코바르 저택에서 금괴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금고를 빼앗기 위해 또다른 일을 벌이게 되는데....

에스코바르 저택에 숨겨져 있는 황금 1000파운드의 주인은 과연 누구의 차지가 될까?

<양들의 침묵>에서 섬뜩하고 무서운 싸이코패스인 '한니발 렉터' 박사를 탄생시킨 토머스 해리스의 새로운 신작 _ 카리모라는 전작의 위대함 때문에 큰 기대를 안고 책장을 펼쳤지만, 「원작을 능가하는 후속작은 없다.」 라는 정설을 깨버리지 못한 아쉬움이 드는 작품이다. 일단,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칼리⇔카라, 에스코바르⇔에르네스토처럼 비슷한 이름들이 등장해서 앞장 내용을 계속 확인하는 바람에 책읽은 흐름이 자꾸 끊어졌다. 챕터7까지 참고 읽으면, 등장인물들 뿐만 아니라 줄거리도 얼추 파악이 돼 무리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또한 한스 피터가 여성들을 납치해 고객들의 입맛에 맛게 요리하고, 쓸모가 없어지면 장기를 적출하고 시체를 액화 화장기계에 쳐넣는 악인으로 묘사하지만 정작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처럼 큰 존재감을 뿜어내지 못했다.

토머스 해리스는 사람이 죽어나갈때 얼굴이 망가지는걸 좋아하는 작가인거 같다. <한니발>에서도 그렇고 사람들이 죽기만 하면 얼굴이 망가지거나 잘려나간다. 이 장면 외에 생각보다 잔인하거나 선정적인 묘사가 없어 극의 긴장감이 덜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지나친 배경과 상황묘사가 재미의 반감을 사는 요인이 아니였을까 싶다. 차라리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에 할애를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스릴러 거장인 '토머스 해리스'가 쓴 작품이기에 그만큼 아쉬움이 컸던 작품이지만, 미국내에서는 큰 기화제를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웬지 영화로 제작될거 같은 느낌이 든다. 영상으로 펼쳐지는 카리모라는 원작에서의 아쉬움을 얼마나 달래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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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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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당신만 죽어주면."

노년의 나이에 온화하고 자산가인 다쿠마와 재혼한 이쿠미는 도르레 밧줄을 이용해 자살을 위장한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처음으로 살인을 저지렀다고 믿기에는 그녀의 행동이 일사불란하다. 밤을 새우고 아침이 되자 남편이 목을 매달고 자살했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밧줄에 이쿠미의 DNA가 발견되고 그녀가 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그녀를 체포한다.

한편, 명백한 증거가 있어도 거액의 소송비용만 지불하면 백전백승의 승률을 자랑하는 악명높은 미코시바 레이지의 사무실에 한 여자가 나타난다. 오만불손한 그녀는 당연하다는듯 미코시바에게 변호의뢰를 하며 승소하라고 못받는다. 이 여성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미코시바의 3살 터울 여동생 아즈사였고, 아즈마는 이쿠미의 사건을 미코시바에게 부탁한 것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말못할 사연이 있다. 수십년전 일본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시체배달부 사건"의 당사자가 미코시바 레이지였다.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른 미코시바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감옥이 아닌 소년원에 수감이 되고, 그곳에서 따뜻한 밥을 먹으며 변호사로 성공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코시바로 인해 이쿠미와 아즈사 그리고 소노베(아빠)의 삶은 송두리째 빼앗긴다.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 살인범의 가족이라는 오명과 거액의 소송비용때문에 소노베는 비관자살을 하고, 이쿠미와 아즈사는 동네를 떠나게 된다. 물론, 경제적 능력이 없었기에 이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진다. 한편, 소년원에 있을 동안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가족에 대한 원망을 떠안고 살아온 미코시바는 각자의 처지와 입장만으로 30년이라는 세월동안 단 한번도 연락하지 않고 남남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검사측은 전남편 소노베의 자살과 타쿠마의 자살 수법이 상당히 유사한 점을 지적하고 이 두 사건이 자살이 아닌 살인사건이라는 점을 적시하게 되면서, 미코시바는 검사측의 증언을 뒤집기 위해 30년간 묻혀왔던 가족사를 역추적하게 된다. 미코시바는 그동안 몰랐던 30년전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평생 남남으로 살아왔던 이들이 이 사건을 통해 가족으로서 다시 웃으며 만날수 있는 날이 올까?? 아마, 냉소적이고 냉철한 미코시바도 이쿠미와의 독대를 통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좀더 밝은 인물로 변화된 미코시바의 모습을 보고싶다.

나카야카 시치리 작품은 등장인물이나 스토리가 조금씩 연결되어 있어 모든 작품을 읽어야 하는 하나의 스토리같은 느낌이 든다. 아쉽게도 책을 띄엄띄엄 읽어서 미코시바 레이지의 이전 활약상이나 미코시바와 소년원 교관과의 관계, 시체배달부 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알지못해 책을 읽는내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아마 이전 작품을 모두 읽어보라는 시치리님의 원대한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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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로 하여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1
편혜영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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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생기와 활력이 가득찬 이인시는 조선업 쇠퇴와 함께 도시에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수많은 실업자가 발생되고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게 되면서 이인시 경제에 큰타격을 입게 되었고 그 중에는 선도병원도 포함되어 있다. 고졸이라는 짧은 학력을 가진 이석은 특유의 끈기와 성실함으로 간호조무사로 시작하여 병원관리직 자리까지 꿰찬 인물과 서울에 소재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다 과장의 지시로 저지른 비리가 발각되어 이인시까지 내쫓긴 인물이다.

이석은 유독 무주를 살뜰하게 챙겼지만 무주가 경영혁신위원회 조직원이 되면서 문제가 발단된다. 병원의 경영난을 타계하고 재정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경영혁신위원회에서 회계장부를 정리하던 중 숫자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무주는 이석의 아이가 큰병에 걸려 치료비 감당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모른척 하고 지나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조만간 태어날 자신의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는 아빠가 되기 위해서 사내홈페이지 익명게시판에 그의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을 게시한다. 이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고가 되지만, 익명으로 올린 글이 무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고발자라는 오명을 안게되면서, 직원들의 싸늘한 눈초리와 괴롭힘을 받게 된다. 공익제보를 했지만 오히려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실, 평소에 자신을 아껴주었던 이석을 고발했다는 좌책감, 이석의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은 그를 더욱 괴로워 하였지만, 자신의 심정을 허심탄하게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아내한테마저도.... 배신자로 낙인찍힌 무주는 결국에는 야간 원무과로 발령을 받게 되면서 야간진료 업무를 맡게된 어느날, 이석이 요양시설 신축 본부장으로 다시 복직하게 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온 이인시에서 삶은 오히려 직장에서도 소외되고, 뱃솟에 있는 아이가 유산되면서 아내와도 점점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병원사람들의 차가운 눈초리와 공격으로부터 자신 보호하고자 병원에 큰 비리를 알고 있는 것처럼 호기를 부른 무주에게 이석은

"자네는 돌아가는게 좋을거야. 그렇게 특별한 일이 벌어진 건 아니야. 사람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았잖아. 그게 전부지." 말해준다.

다 쓰러져가는 이인시 한가운데에 있는 선도병원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이석과 무주는 어떤 결말을 향해 달려가게 될까??

편혜영의 <죽은자로 하여금>은 이석과 무주가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무주는 서울대학병원 재직시, 제약업체로부터 향응과 리베이트를 받았지만, 원래 그럴 마음이 없었지만 과장의 지시로 어쩔수 없이 시작했다고 일관되게 변명한다. 반면 선도병원에서는 지난날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내부고발했지만, 오히려 변절자 취급을 받는 자신의 대우가 부당하다고 여기는 무주의 이중성은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을 망각한채 이리저리 흔들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대변한 것이 아닌가 싶다. 헛된 공명심과 정의감에 사로잡혀 벌인 일이라고 사실대로 아내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아내마져 등을 돌릴까봐 겉도는 무주는 결국에는 아이와 아내를 떠나보냈다. 아내를 보기위해 다시 찾은 서울에서 이인시 건설현장에 있던 돌리앗 크레인의 해체작업 소식은 아마 무주에게 다시 한번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시작점일 것이다. 우리 시대의 옳고 그름과 가치관에 대한 정립을 다시한번 생각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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