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곤을동이 있어요 ㅣ 알맹이 그림책 71
오시은 지음, 전명진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4월
평점 :
혹시 제주에 있었던 4.3사건을 알고 있나요?
오늘은 제76주년 4.3 추념일입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도에서 벌어진
무장대와 토벌대의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
그리고 이 과정에서 힘없는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 바로 제주 4.3사건이랍니다. 4.3사건은
한국 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비극적인 사건 중에 하나에요.
경찰의 발포로 주민 6명이 사망한 일에 항의한
제주도는 유례없는 민관 합동 총 파업이 시작됐고,
이에 미국은 제주도를 '붉은 섬'으로 지목을 했죠.
그렇게 극우 청년 단체인 서북청년회 단원들은
제주에 들어와 경찰 및 행정기관을 장악했고,
'빨갱이 사냥'이라는 구실로 테러를 일삼으며,
무고한 주민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던 거예요.
이번에 만난 그림책 <곤을동이 있어요>는
4.3사건의 비극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이야기예요.
마을 앞으로는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뒤쪽으로는
웅장한 별도봉이 병풍처럼 놓여있는 마을 곤을동.
별도봉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적적한 곤을동 마을 터를
눈에 담을 수 있답니다. 아마 4.3사건이 없었다면
이곳은 정겨움이 가득한 아름다운 제주의 마을 중에
하나였을 테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곤을동에는 무장대가 숨어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로 인해 마을이 사라져 버렸지요.
땅을 울리는 군홧발, 집에서 끌려 나온 사람들..
불덩이가 된 마을의 새빨간 동백꽃 봉오리는
하나 둘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답니다.
사실 4.3사건으로 사라진 제주의 마을은 곤을동을
포함해 100여 개나 된다고 해요.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어버려야 했던 수많은 제주도민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우리 모두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제주 토박이지만 4.3사건을 제대로 알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답니다. 무고했던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슬픈 비극이지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4.3사건은
희생자들의 가족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고 해요.
이미 곤을동 마을은 사라졌지만, 그 속에 담긴
슬픈 비극은 우리 모두가 반드시 기억해야겠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제주의
4.3사건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