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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오고 있는가 - 어느 재미 정치학자의 한반도 통일 비전
나필열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 민족이 분단된 세월 동안 세상은 너무 많이 변했다. 약소국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었던 냉전 시대의 상흔이 한반도 분단이다. 이런 과거의 상황은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감내하게 한다. 남북은 각자의 이념대로 평행선을 그으며 더 이상 다가가지 않고 있으며, 남북한의 비정상적인 분단 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냉전시대가 막을 내렸는데도 그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더욱 서로를 증오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통일을 염원한다면 감성적인 접근이 아닌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통일을 달성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그 중에서도 우리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제대로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은 해방 전후 국제정세를 담아 분단이 왜 일어났는지 설명한다. 분단의 원인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국제정세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만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대 중반 미국은 일본과의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고 위해 소련의 참전을 원했다. 동아시아로 진출을 원했던 소련은 전쟁이 끝날 무렵에 한반도로 진출을 한다. 소련과 중국을 중심으로 공산주의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위협을 느낀 미국은 한반도를 기점으로 공산주의 세력의 확장을 저지할 완충지대가 필요했던 듯싶다. 이 때문에 우리 민족의 뜻과는 상관없이 국제 정세의 변화 때문에 우리 민족은 갈라져 고통과 함께 서로를 증오하게 되었다. 물론 그 시대의 국제 정세가 이러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민족이 외세에 대항할만한 능력이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중요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힘의 작용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런 힘의 논리를 잘 이해하고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저자가 주장하는 영세 중립국 선언은 충분히 논리적인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명분을 갖출 수도 있어서 동아시아 세력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것을 어떻게 성취하느냐는 좀 더 고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을 제시하고 어떤 민족적 합의가 필요한지를 절실하게 설명한다. 통일 준비를 위한 큰 줄기를 읽을 수 있다. 단지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좀 더 구체적인 방법론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각 단계별로 방향 제시와 구체적인 방법까지 설명을 했다면 통일 준비 실용서로서 가치를 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면서 통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재고할 수 있었다. 그저 감상적인 통일 외침이 아니라 통일에 대해 형상화했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