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미스터리 2025.여름호 - 86호
박광규 외 지음 / 나비클럽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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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하고, 덥고, 미세먼지 섞인 쿰쿰한 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가뜩이나 내 삶도 답답하고 축축한데 날씨까지 그러니까 기분이 더 나빴다. 그러다 계간미스터리 여름호가 왔다. 시원하고 통통 튀는 발랄한 표지에 기분이 좋아졌다. '인생은 미스터리로 가득하다.' 정말 그렇다.


계간미스터리 여름호의 테마는 맥주다. 맥주를 소재로 한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 우연히도(?) 신인상 수상작 '아로니아 농장 살인'에도 맥주가 등장한다. 톤앤매너를 맞추기 위해 나도 맥주 한 캔(알코올에 약해서 무알코올로) 마시며 즐겁게 작품을 읽고, 다양한 미스터리 장르 콘텐츠 소개도 즐기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다 죽자의 계절에는 다 죽자 콘텐츠가 제맛이지 않을까? 


법의학자 이호 교수님이 인터뷰에서 말씀하셨다. 죽음은 단순히 한 사람의 생명이 멈추는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의 총체이자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그 말을 보고 깨닫는 바가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괜한 반항심이 고개를 든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 가짜 죽음이 재미있을 수 있는 거죠. 이건 가짜니까요.


어쨌든 계간미스터리 여름호에는 재미도 있고, 교훈도 있고, 정보와 실용성도 있다.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아, 미스터리로 가득한 삶이 가끔 너무 지겨워서 도망치고 싶다면, 계간미스터리 속 가짜 죽음으로 도피를 떠나자.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를 화이트 노이즈 삼아서, 더위에 달아오른 손을 차가운 맥주캔으로 식히면서. 그런 계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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